“뭘 먹길래…” 이강철도 반한 에이스의 체력, 비결은 수원 갈비?

입력 2020-08-10 16: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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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데스파이네. 스포츠동아DB

괴력이다. 4일 휴식 후 등판하는 루틴을 고수하는 가운데 100구 이상씩은 꾸준히 던져주고 있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는 KT 위즈가 바라던 에이스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데스파이네는 10일까지 19경기에서 116이닝을 소화하며 10승5패, 평균자책점(ERA) 4.03을 기록했다. 진짜 가치는 등판 간격이다. 19경기 중 13경기가 4일 휴식 후 등판이었다. 81.1이닝을 던지며 ERA 3.54로 성적 자체도 준수하다. 5일 이상 휴식 후 나선 5경기(개막전 제외)에서 28.2이닝 동안 ERA 5.97을 기록했으니 차이가 크다.

KBO리그는 월요일 휴식이 보장되기 때문에 화요일 경기 선발을 제외하면 5일 휴식이 익숙하다. 외국인투수들은 KBO리그 합류 초반 4일 휴식을 고수하지만, 이내 체력적 부담을 느껴 5일 휴식으로 조정한다. 그러나 데스파이네는 시즌 반환점을 돌기까지 루틴을 지키고 있다. 공을 던지면서 감각을 찾아가는 타입이다. 실제로 데스파이네가 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마지막으로 상대한 김태균 타석의 속구 최고 구속은 152㎞였다.

팀으로선 고마울 따름이다. KT는 데스파이네와 윌리엄 쿠에바스의 외인 원투펀치를 제외하면 배제성~소형준~김민수 등 1군 선발 경력이 길지 않은 투수들이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데스파이네가 무조건 4일 휴식 후 등판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젊은 투수들에게 휴식 기회가 많아진다. 이강철 KT 감독은 “대체 뭘 먹길래 체력이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다”는 너스레로 고마움을 전했다.

데스파이네는 “특별한 보양식은 없다. 한식 가운데 해산물을 제외하면 다 잘 먹는다. 가장 잘 맞고 좋아하는 메뉴는 갈비, 특히 수원갈비”라고 밝혔다. 광주 원정에서도 육개장 한 그릇을 거뜬히 비워내며 한국형 입맛을 자랑했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해도 데스파이네를 지켜본 KT 관계자들은 “진중한 성격”이라며 에이스의 책임감을 기대했다. 하지만 데스파이네는 KBO리그 문화에 완벽 적응하며 분위기메이커 역할까지 해낸다. 역시 이미 10승(1패)을 채운 전임자 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를 향한 아쉬움마저 지워내고 있는 데스파이네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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