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도둑들 → 관상 → 암살 → 다만…“악역만 하면 히트”

입력 2020-08-1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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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이정재. ’도둑들‘ ’관상‘ ’암상‘ 등에 이어 또 다시 악역 캐릭터를 맡아 관객의 시선을 끌고 있다. 여기에 실감 나는 액션연기까지 더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정재의 흥미로운 흥행공식

‘도둑들’ 비열한 뽀빠이 욕망 표현
‘관상’ 수양대군 변신 강렬한 인상
‘암살’ 염석진 역 위해 15kg 감량
‘다만…’ 레이 의상까지 직접 구상
배우 이정재에게 ‘기분 좋은’ 징크스가 생겼다. 악역으로 흥행 파워를 잇달아 과시한 덕분이다.

이정재가 주연해 5일 개봉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첫 주말인 9일까지 나흘 만에 누적 2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여름 극장가를 겨냥한 ‘반도’ ‘강철비2:정상회담’과 벌인 3파전 속 가장 가파른 흥행세로, 2주째에 접어들어서도 빠르게 관객을 모으고 있다. 이정재의 ‘악역 연기=흥행’이라는 공식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입체적인 악역 캐릭터에 특유의 중저음 목소리가 어우러지면서 관객을 설득한 힘이기도 하다.

이정재가 악역 흥행의 시작을 알린 무대는 2012년 영화 ‘도둑들’. 돈과 사랑의 욕망에 휘말린 비열한 인물 뽀빠이 역으로 1290만 흥행을 맛봤다. 2013년에는 사극 ‘관상’에서 수양대군 역으로 913만 관객을 견인했다. 특히 “내가 왕이 될 상인가!”라는 명대사를 남긴 ‘관상’에서 그는 주연인데도 영화 시작 1시간 뒤 파격적인 비주얼로 등장해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15년 영화 ‘암살’에서는 독립운동에 헌신하다 친일파로 변절해 동료들을 밀고하는 염석진 역으로 또 한 번 1270만 흥행했다. 변화무쌍하고 다채로운 악역을 연기한 세 편의 영화로 그가 동원한 관객만 3500만여명에 달한다.

영화 ‘관상’ 이정재. 사진제공|쇼박스


각기 전혀 다른 악역 캐릭터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앞선 악역에 대해 이정재는 저마다 변할 수밖에 없는 개인의 역사를 설명한 반면, 이번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는 부연 없이 상상은 오직 관객 몫으로 남긴 채 극악무도한 킬러 레이를 완성했다. 때문에 관람객들은 레이에 대한 해석을 활발히 공유하며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정재는 “시나리오에도 레이에 대한 설명이 없었고, 연기하면서도 설명보다 상대와 맞붙어 제압하는 액션을 통해 그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관객이 상상하도록 했다”며 “그동안 맡은 역할 가운데 가장 독특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악역은 더욱 세밀한 준비도 필요하다. 이정재는 ‘암살’ 당시 변절한 인물의 최후를 표현하기 위해 촬영 도중 체중 15kg을 감량해 마지막 장면을 찍었다. 이번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는 보는 순간 어떤 인물인지 관객이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영화 의상팀 도움 없이 오랫동안 일한 스타일리스트와 상의해 파격적인 의상 스타일을 직접 구상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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