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사커] 축구협회가 퓨처팀 육성에 남다른 공을 들이는 까닭

입력 2020-08-11 15: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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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연령별 대표팀에 대한 흥미로운 통계 자료가 공개됐다. 연령별 대표팀의 출생 월(月)에 관한 내용인데, 눈에 띄는 건 1~6월생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11일 대한축구협회(KFA)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13세 이하(U-13)를 비롯해 U-14, U-15, U-16 등 4개 연령의 대표팀 소집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615명 중 435명이 6월 이전 출생자였다. 태극마크를 단 10명 중 7명(70.7%)이 1~6월생이라는 특징을 나타낸 것이다. 연령별로는 U-14가 82%로 가장 높았고, U-13(78%), U-15(75%) U-16(60%) 순이었다. 15세 이전의 비율이 뚜렷하게 높은 게 확인된다.

청소년기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란다. 같은 나이라도 1월생과 12월생의 체형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위의 통계처럼 신체 성장이 빠른 상반기(1~6월) 출생선수들이 대표팀 선발에 유리한 것으로 짐작된다. 반대로 잠재력은 큰데 신체 성장이 더딘 하반기(7~12월) 출생선수들의 발탁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는 KFA는 그동안 기회를 고루 주기 위한 방안을 고민했다. ‘신체조건의 편차로 인해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Late Mature Player)’에게도 똑 같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게 바로 퓨처팀이다. 신체 성장이 더딘 선수 중에서 유망주를 적극 발굴하고, 이들에게 우수한 훈련 인프라를 제공해 성장을 돕겠다는 게 KFA의 구상이다.

해외 사례 중 레알 마드리드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28·벨기에)가 자주 인용된다. 그는 10대 시절 또래 골키퍼보다 10cm 이상 작았지만 퓨처팀을 통해 꾸준히 대회 경험을 쌓아 마침내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선수로 발돋움했다.


KFA도 이 같은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7월 이후 출생자를 대상으로 ‘조기성장-평균성장-만기성장을 평가하는 PHV기법’과 ‘KFA 전임지도자 평가’를 통해 선수를 선발한 올해 퓨처팀은 현재 가동 중이다. 당초 2월 계획된 훈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뤄진 가운데 남자 3팀(U-13, U-14, U-15)과 여자 2팀(U-14, U-15)의 훈련이 이달 말까지 김천종합운동장과 안동시민운동장에서 진행된다. 이번 훈련을 통해 우수 선수로 뽑히면 해외 파견의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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