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안긴’ 브리검, 최상 시나리오는 2015년 니퍼트

입력 2020-08-11 16: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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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제이크 브리검. 스포츠동아DB

키움 히어로즈 제이크 브리검(32)은 올 시즌 어떤 마무리를 하게 될까.

상승세를 타며 단독선두 NC 다이노스를 위협하고 있는 키움에는 한 가지 매우 큰 고민거리가 있다. 올 시즌 내내 1선발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외국인투수 브리검이다.

브리검은 대만 스프링캠프부터 착실하게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자신의 KBO리그 4번째 시즌을 준비했다. 4년 연속 10승을 마크해 장수 외국인투수의 길을 걸으려고 했다. 그러나 캠프가 종료된 시점에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자 미국으로 돌아가 개인훈련을 소화했다.

개막을 앞두고 다시 입국해 팀 훈련에 열심히 참가했다. 그러나 캠프 때만큼의 완벽한 컨디션을 유지하기는 힘들었다. 이에 손혁 감독도 개막전 선발투수를 마지막까지 고민할 정도로 장고를 거듭했지만, 결론은 역시 ‘1선발 브리검’이었다.

브리검은 개막전이었던 5월 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3.1이닝 무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했다. 이후 3경기에 선발로 나서는 등 로테이션 소화에는 큰 무리가 없는 듯했다. 그러나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올리던 시점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5월 중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것이다.

7월이 돼서야 복귀한 브리검은 2경기에 등판한 뒤 또다시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엔트리에서 빠졌다. 8월 들어 다시 복귀했지만 현재까지는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1일까지 올 시즌 성적은 8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ERA) 4.91이다.

사실상 별다른 활약 없이 전반기를 마쳤다고 봐야 한다. ‘퇴출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키움은 브리검에 대한 믿음을 아직까지는 유지하고 있다. 결국 그가 구단의 믿음에 보답하려면 눈에 띄는 후반기 활약을 펼쳐야 한다. 이 결과가 뒷받침돼야 장수 외인으로 KBO리그에서 오래도록 활약할 수 있다.

묘하게도 2015년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더스틴 니퍼트의 그림이 겹친다. 당시 니퍼트는 어깨 부상으로 정규시즌에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20경기에서 6승5패, ERA 5.10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니퍼트는 9월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타더니 그해 두산의 포스트시즌(PS) ‘히어로’ 역할까지 해냈다. PS 5경기에 등판해 3승무패, ERA 0.56으로 맹위를 떨치며 두산에 14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안겼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정규시즌 22승까지 마크하며 완벽하게 부활해 두산 외국인투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금의 브리검이 가장 실현하고픈 완벽한 시나리오다.

고척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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