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마침내 3시즌 연속 대체 외국인선수로 OK저축은행 품에 안긴 펠리페

입력 2020-08-12 14: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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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페. 스포츠동아DB

펠리페(32)가 OK저축은행 유니폼을 입는다.

지난 3시즌 동안 한국전력~KB손해보험~우리카드에서 활약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던 펠리페는 최근 마이클 필립과 계약을 해지한 OK저축은행의 대체 외국인선수 후보 제1순위로 협상을 진행했고, 마침내 11일 원 소속구단으로부터 이적을 허락한다는 공식 편지를 받았다. 이로써 펠리페는 4시즌 동안 각기 다른 팀의 선수로 뛰는 진기록도 세우게 됐다.

석진욱 OK저축은행 감독은 “코로나19 때문에 외국에 나가서 선수를 볼 형편도 아니고, 기술훈련이나 V리그 적응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기존에 뛰었던 선수들 중 후보를 정했다. 지난 시즌 활약했던 레오와 펠리페 가운데 펠리페가 더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펠리페의 V리그 복귀는 사상 첫 비대면 트라이아웃을 실시했을 때부터 예상됐다. 5월 15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벌어진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때 각 구단 실무진과 감독들은 영상만 보고 선발하면서 생길 리스크를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3시즌 동안 부상 없이 안정적 활약을 보여준 펠리페가 예상 외로 지명을 받지 못하자, 몇몇 구단에선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펠리페를 데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고의 ‘보험용 선수’로 평가받던 펠리페는 결국 가장 먼저 ‘대타’로 선택받았다.

펠리페는 이번 시즌 이탈리아 2부리그 BCC 카스텔라나 크로테와 계약했었다. 현재 브라질 상파울루에 머물고 있는 그는 15일 새 팀에 합류하려던 차였다. 이탈리아 취업비자를 받으려던 도중 한국의 에이전트 김현도 대표로부터 반가운 연락을 받았다. 트라이아웃 때 V리그 잔류를 기대했던 펠리페는 우리카드가 팀 사정상 레프트 포지션의 외국인선수를 뽑자 마음을 비운 상태였다. 김 대표는 이후 펠리페에게 따로 연락해 “8월쯤이면 한국에서 최소한 1개 팀 이상에서 부를 것이다. 그때까지 몸을 잘 만들고 있어라”고 당부했는데, 결국 그 말대로 됐다.

아직 국제배구연맹(FIVB)이 국제이적동의서(ITC)를 승인하기 전이라 펠리페의 V리그행은 큰 어려움 없이 진행됐다. 카스텔라나 크로테에 적당한 이적료만 지급하면 OK저축은행 유니폼을 입는 데 걸림돌은 없는 상태였다. 이제 펠리페는 최대한 빨리 한국 취업비자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 절차가 마무리되면 20~22일 입국해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간다.

2017~2018시즌 한국전력을 제외하고는 2년 연속 첫 번째 시험에는 낙방했지만 재수생의 신분으로 훌륭한 기록을 세운 펠리페는 V리그 통산 96경기 374세트에 출전해 2012득점(공격성공률 49.27%), 151서브, 151블로킹을 기록 중이다. 사람들이 친절하고 가족들이 지내기에 안전한 한국에서 생활을 아내도 원하고 있어 OK저축은행에서 부른다고 알려주자 좋아했다는 후문이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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