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채흥.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악몽 같은 하루였다. 최채흥(25·삼성 라이온즈)이 KBO리그 한 경기 최다 피안타 타이기록의 불명예를 썼다.
최채흥은 12일 대구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17안타 2홈런 1볼넷 11실점을 기록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1경기에서 17안타를 내준 것은 역대 타이기록이다. 종전에는 1987년 윤학길(롯데 자이언츠)이 6월 10일 잠실 MBC 청룡전(선발 14이닝), 1994년 이상목(한화 이글스)이 5월 26일 잠실 LG 트윈스와 더블헤더 제2경기(구원 7.2이닝)에서 기록한 바 있다. 역대 좌완 최다기록이자, 우완을 포함해도 26년만의 불명예다. 아울러 투수들의 역할이 세분화된 현대야구에선 사실상 최초다.
시작부터 흔들렸다. 최채흥은 1회초 1사 후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이날 첫 안타를 내준 뒤 오재일에게 2점포를 헌납했다. 1회초 추가실점은 없었지만, 2회초 허경민을 시작으로 3안타 2실점했다.
삼성 타선은 2회말 3점을 뽑아 3-4, 1점차로 추격했다. 그러나 두산 타선이 최채흥을 놓아주지 않았다. 두산 타선은 3회초 3안타 1득점, 4회초 3안타 2득점으로 최채흥을 잔뜩 두들겼다. 5회초를 1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최채흥은 6회초 5연속안타를 내주며 3실점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다음 투수 홍정우가 승계주자 1명을 불러들이며 실점은 11점까지 늘었다. 모두 자책점이었다. 삼성 투수의 한 경기 11실점은 6월 4일 잠실 LG전 백정현 이후 시즌 2번째다.
최채흥 개인으로서도 3차례 9안타를 기록한 게 종전 최다였으니 충격이 크다. 4회까지 이미 11안타 7실점으로 무너진 상황이었지만, 불펜을 아끼기 위한 삼성 벤치의 고육지책에 따라 6회까지 마운드에 올랐던 최채흥은 계속해서 뭇매를 맞았다. 최채흥의 평균자책점은 종전 3.42에서 4.54로 1점 넘게 올랐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