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승 경남 설기현 감독 “아직은 배우는 과정…더 단단해지겠다”

입력 2020-08-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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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FC 설기현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2(2부) 경남FC 설기현 감독(41)은 지난달 의기소침했다. 6경기 연속 무승(4무2패)으로 풀이 많이 죽었다. 팀 순위도 7위까지 떨어졌다. 시즌 초반 자신만만하던 모습은 온데 간 데 없었다. 어떻게든 침체된 분위기를 벗어나고 싶었다. 고민에 빠진 설 감독은 스스로에게 물었다. “왜 이렇게 안 풀릴까?”

원래 ‘설기현 축구’의 핵심은 후방 빌드업을 통해 상대를 어렵게 하고, 강한 압박으로 상대를 몰아세우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이론일 뿐이다. 포지션마다 역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있어야만 가능해진다. 현실은 동 떨어져 있었다.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는 오히려 경남 선수들을 어렵게 했다.

설 감독은 변화를 택했다. 전술의 단순화를 꾀했다. 이론보다는 선수 역량을 먼저 생각하면서 쉽게 풀어갔다. 그는 그걸 ‘현실과의 타협’이라고 했다. 그 결과 선수들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그제야 ‘경남 스타일’의 축구가 나왔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전술, 그리고 우리 선수들 역량에 맞는 작전이 필요했다. 이런 변화를 통해 우리의 실수를 줄일 수 있었고, 그게 결국은 상대를 괴롭혔다.”

성적은 변화의 산물이다. 경남은 최근 3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13라운드 안양전 승리(1-0)에 이어 14라운드 대전전에서는 0-2에서 3-2로 뒤집는 엄청난 뒷심을 발휘했다. 15라운드 충남아산과 홈경기에서는 시종 주도권을 잡고 2-0으로 이기며 9라운드 원정 패배(1-2)를 설욕했다. 상위권으로 발돋움한 경남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선두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3연승을 거두는 동안 ‘에이스’ 백성동이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해결사’ 황일수의 스피드도 돋보였다. 선발 라인업의 안정으로 전체 밸런스가 균형을 이룬 점도 주목된다. 최근 5경기 중 3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수비가 안정감을 되찾았다.

설 감독은 “역시 프로는 어렵다. 뜻대로 되는 게 있는 반면 정말 안 되는 부분도 있다. 많이 배우고 있다”면서 “결과는 가져왔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도 있다. 보완을 통해 단단한 팀이 되는 게 중요하다. 앞으로 더 단단해지겠다”며 힘주어 말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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