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살타 유도율 20.4%’ 삼성 에이스 뷰캐넌의 숨은 가치를 보라

입력 2020-08-1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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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데이비드 뷰캐넌. 스포츠동아DB

데이비드 뷰캐넌(31)은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확실한 에이스다. 삼성이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한 지난 4년간(2016~2019년) 외국인투수의 승패 마진은 -30(39승69패)에 달했다. 외국인투수가 선발등판한 경기에서도 69승100패에 그쳤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뷰캐넌은 삼성 입장에서 그야말로 천군만마와도 같다. 17경기에 선발등판해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11회를 포함해 10승6패, 평균자책점(ERA) 3.70을 기록하며 선발진을 이끌고 있다. 삼성이 마지막으로 가을야구를 경험한 2015년 알프레도 피가로(13승7패)와 타일러 클로이드(11승11패) 이후 첫 외국인 10승투수라 의미가 크다.

뷰캐넌의 진가를 보여주는 숨은 지표가 있다. 바로 병살타 유도율이다. 뷰캐넌은 최고 구속 150㎞의 포심패스트볼(포심)과 컷패스트볼(커터), 투심패스트볼(투심), 체인지업, 너클커브 등의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특히 패스트볼 계열의 구종으로 타자의 몸쪽을 공략해 땅볼을 유도하는 능력이 뛰어난데, 병살타 유도율이 높은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KBO리그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가 이 기록을 집계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20% 이상의 병살타 유도율을 기록한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2015시즌 LG 트윈스 우규민(현 삼성)의 19.8%가 최고 기록이었다.

병살타는 투수 입장에서도 적은 투구수로 아웃카운트 2개를 늘리는 최상의 결과다. 수비시간이 단축돼 야수들에게도 최상의 시나리오다. 뷰캐넌의 올 시즌 병살타 유도율은 20.4%다. 103차례 병살타 가능 상황을 만들었고, 21차례 성공했다.

일본프로야구(야쿠르트 스왈로즈)에서 뛰며 아시아야구의 디테일을 몸에 익힌 것도 지금의 결과와 궤를 같이한다는 분석이다. 뷰캐넌은 야수들의 수비시프트에 따라 코스를 공략할 수 있는 제구력을 갖췄다. 내야수가 처리하기 편한 코스로 땅볼 타구가 향하면 그만큼 병살타의 가능성도 올라간다. 뷰캐넌은 야수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의견을 공유하는데, 이 같은 적극성도 높은 병살타 유도율을 기록하는 데 한몫했다는 평가다. 여러모로 삼성 입장에선 복덩이가 아닐 수 없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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