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4회말 2사 1, 2루에서 SK 로맥이 3점 홈런을 쏘아 올린 뒤 한동민의 환영을 받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SK 와이번스가 모처럼 대포를 가동하며 승리를 맛봤다.
SK는 18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서 9-3의 완승을 거뒀다. 지난 14~16일 광주 KIA 타이거즈 3연전을 모두 내주고 쓸쓸히 홈으로 돌아온 SK로선 강점을 극대화하며 거둔 승리라 그만큼 의미가 컸다.
SK의 최대 강점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대포다. 특히 이날 클린업트리오(3~5번타순)에 포진한 최정~한동민~제이미 로맥은 한 시즌 30홈런 이상을 뿜어낼 수 있는 장타자로 상대 배터리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부상과 부진으로 홈런 페이스가 더딘 데다 마운드의 붕괴로 경기력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결정적인 순간 짜릿한 홈런으로 승리를 가져오는 장면도 자주 볼 수 없게 됐다.
18일에는 달랐다. 꼭 필요한 순간 터진 2방의 대포가 빛났다. 1-2로 뒤진 3회말 2사 1루서 한동민이 한화 김민우의 5구째 시속 119㎞짜리 커브를 밀어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홈런(11호)으로 연결했다. 7월 29일 인천 LG 트윈스전 이후 14경기만에 그린 아치는 이날의 결승포였다 17일까지 8월 월간 타율 0.176(34타수6안타)으로 부진에 빠졌던 한동민 본인에게도 무척 반가운 일타였다. 한가운데 몰린 커브 실투까지 놓칠 정도로 호락호락하진 않았다.
6-3으로 앞선 4회말에는 로맥이 해냈다. 2사 1·2루서 윤대경의 시속 140㎞ 포심패스트볼(포심)을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홈런(15호)을 터트렸다. 한화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은 결정적인 한 방. 배트에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큼지막한 타구(비거리 130m)였다. 지난 3년간(2017~2019시즌) 101홈런(연평균 33.67홈런)을 때려낸 파괴력이 녹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이날 양 팀 마운드는 총 18개의 4사구를 남발하는 졸전을 펼쳤다. SK가 11개, 한화가 7개를 허용했다. 역대 한 경기 최다 4사구는 1992년 4월 25일 사직 해태 타이거즈(현 KIA)-롯데 자이언츠전과 2009년 5월 21일 무등 해태-LG전에서 나온 26개. 정규이닝 기준으로는 23개로 1990년 5월 5일 잠실 롯데-LG전 등 6차례 나왔다. 수비 시간이 길어지면서 야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그러나 한동민과 로맥의 결정적인 홈런 2방은 잠시마나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무엇보다 SK가 자랑하던 팀컬러가 그대로 투영됐다는 점이 수확이었다.
한편 SK 선발투수 박종훈은 5이닝 동안 3실점을 기록하며 7승(6패)째를 따냈다. 통산 한화전에서 15승(1패)의 강한 면모를 유지했다. 8명의 좌타자를 배치한 한화 타선을 상대로 무려 111구를 던지며 4사구를 7개나 허용(4볼넷 3사구)하는 등 몹시 고전했으나, 삼진도 8개를 솎아내는 위기관리 능력을 뽐내며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챙겼다.
인천|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