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바이에른 뮌헨이 24일 열린 2019~20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을 1-0으로 물리치고 정상에 오른 가운데 레반도프스키는 15골을 기록하며 대회 득점왕을 차지했다. 비록 결승에서 골을 넣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 내내 뮌헨의 공격을 이끌며 7년만이자 통산 6번째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폴란드 출신으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에서 뛰다가 2014년 여름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그는 독일 무대는 평정했지만 최상위 유럽 클럽대항전인 UCL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시즌 득점에 관한 한 레반도프스키를 따를 자가 없다. 지난 10여 년간 세계 축구계를 양분했던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도 적수가 되지 못했다. 레반도프스키는 마치 득점기계와도 같았다. 분데스리가(34골), DFB포칼(6골), UCL(15골)에서 모두 55골을 넣어 유럽 5대 리그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2위인 치로 임모빌레(39골·라치오)와 격차가 16골이나 된다. 호날두는 37골로 3위에 그쳤고, 34골의 메시는 5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골 결정력과 연계 플레이, 그리고 기복 없는 꾸준함까지 골잡이가 갖춰야 할 모든 능력을 보유하고도 메시와 호날두의 그늘에 가렸던 레반도프스키가 마침내 그들을 넘어섰다.
또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이 트레블(정규리그+FA컵+UCL 3개 대회 동반 우승)에 오른 것처럼 레반도프스키도 득점왕 트레블을 차지해 기쁨을 더했다. UCL 체제에서 소속팀 트레블과 득점왕 트레블을 함께 이룬 선수는 레반도프스키가 처음이다.
레반도프스키로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발롱도르 시상이 취소된 게 아쉬울 법하다. 그는 지난 10여 년간 사실상 메시와 호날두가 나눠 가진 최고 권위의 이 상을 한 번도 받지 못했다. 이번엔 누가 봐도 레반도프스키의 차지였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시상식이 취소됐다.
한편 레반도프스키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꿈꾸기를 멈추지 마라”는 메시지를 팬들에게 남겼다. 그는 “실패해도 절대 포기하지 마라.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라”라고 전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