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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 NC 나성범, 키움 김하성(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2020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KBO리그를 통해 빅 리그에 진출한 자원들이다. 이들이 눈부신 기량을 펼칠수록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예비 빅 리거들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32)은 올 시즌을 끝낸 뒤 생애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갖춘다. 그는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다”며 이미 빅 리그 진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시즌 초의 부진이 깊어지면서 그의 도전에는 먹구름이 끼는 듯 했다. 기복 있는 투구로 향후 미래에 대한 어두운 전망도 이어졌다. 하지만 늘 그렇듯 오직 자신만의 힘으로 주변 우려를 씻어내고 있다.
양현종은 8월 5경기에 선발등판해 3승무패, 평균자책점(ERA) 2.40으로 활약했다. 종전 ERA 8.63을 찍었던 7월과는 매우 대조되는 활약이다. 삼진도 35개나 잡아내 특유의 ‘닥터 K’ 본능도 뽐냈다. 8월 한경기당 삼진을 7개씩 잡았다는 계산이 된다.
또 한명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선수는 NC 다이노스 나성범(31)이다. 지난해 불의의 부상으로 절치부심한 그는 올해 29일까지 86경기에서 타율 0.324, 27홈런, 83타점, 78득점을 마크 중이다. 그 중에서도 최근 8월의 활약은 놀랍다.
8월에만 무려 9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NC의 단독선두 수성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2014년에 세웠던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30개)을 가뿐하게 뛰어 넘을 전망이다.
키움 히어로즈 김하성(25) 역시 8월에 ‘역대급’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29일까지 8월 한 달 간 타율 0.306, 5홈런, 23타점 18득점을 기록했다. 새 외국인타자 에디슨 러셀의 합류로 포지션을 자주 변경하는 변수도 맞았지만 흔들림이 없다. 벌써 22홈런을 때려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2017년·23개) 경신도 눈앞에 뒀다.
체력소모가 큰 여름이지만,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예비 빅 리거들에겐 쉴 틈이 없다. 지금의 좋은 경기 감각을 최대한 길게 끌고 가는 게 최고의 시나리오다. 이들의 여름 동반 활약은 한국 야구팬들의 내년 기대치까지 한껏 끌어 올리고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