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149㎞ 쾅! 이영하의 불펜 1이닝, 두산 마운드 재건 신호탄

입력 2020-09-01 15: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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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영하-함덕주. 스포츠동아DB

두산 이영하-함덕주. 스포츠동아DB

선수들의 요청을 사령탑이 받아들였다. 명분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호투가 필요했고,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이영하(23)와 함덕주(25·이상 두산 베어스)의 보직 변경 출발은 깔끔하다.

두산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라울 알칸타라~이영하~크리스 플렉센~유희관~이용찬으로 선발로테이션을 꾸렸다. 하지만 현재 로테이션에 남은 선수는 알칸타라와 유희관뿐이다. 이용찬이 개막 직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과 재활로 시즌 아웃됐고, 플렉센도 타구에 발을 맞아 두상골 골절상을 입었다. 여기에 이영하까지 이탈했다. 김태형 감독은 선발투수 이영하와 불펜투수 함덕주의 역할을 맞바꿨다.

기본적으로 이영하는 마무리투수, 함덕주는 선발투수에 욕심을 내왔다. 이영하는 “3이닝 세이브도 가능하다”는 너스레로 김 감독에게 어필하기도 했다. 물론 선수가 원한다고 해서 그 보직을 맡을 순 없다. 김 감독도 선수들의 욕심을 알고 있었지만 팀 상황상 이영하가 선발, 함덕주가 불펜에 있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이영하는 2018년부터 선발투수로 도약해 지난해 17승을 비롯해 2연속시즌 10승을 거뒀다. 함덕주는 2018년 27세이브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3연속시즌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 이영하는 선발로 나선 19경기에서 106이닝을 소화하며 3승8패, 평균자책점(ERA) 5.52로 고전했다. 함덕주도 29경기서 10세이브, ERA 3.72를 기록했지만 확실한 클로저의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여기에 선수들이 보직 변경을 적극적으로 원했다. 김 감독이 ‘역할 바꿔볼래?’라고 농담을 던졌는데 선수들이 워낙 진지하게 받아들였고, 김 감독도 이를 수용했다.

이영하는 8월 30일 잠실 LG 트윈스전서 5-5로 맞선 9회말 등판해 1이닝을 삼자범퇴로 마무리했다. 속구 구속은 최고 151㎞, 평균 149㎞가 찍혔다. 본인이 원했던 힘 대 힘 정면승부는 불펜에서 그 위력을 발휘한다. 함덕주 역시 조만간 등판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선수들이 원한 변화, 이영하의 출발은 좋았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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