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베이스볼] 1350경기 속 엇갈린 희비와 이야기…더블헤더의 모든 것

입력 2020-09-04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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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KT의 더블헤더 경기 모습.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하루 두 경기. 아무리 적게 잡아도 최소 5시간 이상은 선 채로 구슬땀을 흘려야 한다. 두 경기 모두 풀타임으로 소화한다면 체중은 2~3㎏쯤 빠지고 파김치가 된다. 더블헤더는 선수,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 관계자들 모두에게까지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요소다.

하지만 올해 KBO리그는 근래 어느 때보다 더블헤더가 익숙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한 달 넘게 지각 개막하면서 팀당 144경기를 소화하려면 빡빡한 일정이 불가피했다. 숱하게 남은 더블헤더는 시즌 막판 순위싸움의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원년부터 쌓인 1350경기의 데이터가 이를 증명한다.

변칙 2연전? 괴이한 개념에서 더블헤더로!
더블헤더는 프로 원년부터 진행됐다. KBO리그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첫 더블헤더는 1982년 6월 20일 대구 삼미 슈퍼스타즈-삼성 라이온즈전이었다. 당시 삼성은 제1경기 4-1, 제2경기 10-3 승리로 두 경기를 모두 챙겼다. 당시만 해도 더블헤더는 낯선 개념이었다. 뉴스 라이브러리 서비스를 통해 당시 경기를 다룬 보도를 살펴보면 ‘연속 두 경기’, ‘변칙적으로 벌어진 2연전’ 등으로 마땅한 정의조차 없었다.

이후 올해 8월 30일 광주 KT 위즈-KIA 타이거즈전까지 총 676차례, 1350경기의 더블헤더 데이터가 쌓였고 팬들에게도 익숙한 개념이 됐다. 676번 열렸으니 1352경기가 맞는데, 두 번은 2차전만 우천취소됐다.

가장 많은 더블헤더가 시행된 시즌은 1992년으로 무려 56회, 112경기가 열렸다. 그 뒤 더블헤더를 지양하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4년간은 더블헤더 20회, 40경기를 치렀음을 고려하면 1992년은 기형적 시즌이었다. 당시 OB 베어스, 빙그레 이글스, 태평양 돌핀스는 무려 16차례, 32경기의 더블헤더를 소화했다. 해당 시즌에 더블헤더를 가장 적게 치른 롯데 자이언츠(20경기)가 우승을 차지한 것도 더블헤더의 피로감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강팀은 언제나 강하다!
하지만 롯데는 더블헤더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팀이다. 역대 4번째로 많은 324경기를 치렀는데, 승률은 0.418에 불과하다. 20경기 이상 치른 팀 중 승률 최하위다. 비운의 꼴찌 팀 삼미는 1982년 6차례 더블헤더를 소화했지만,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반대로 SK 와이번스(92경기·0.612), 현대 유니콘스(162경기·0.581), KIA(373경기·0.571) 등 ‘왕조’로 군림했던 팀들은 더블헤더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기본적으로 전력이 갖춰진 팀은 ‘하루 두 탕’의 무리한 일정 속에서도 버틸 수 있다는 간단한 진리가 숫자로도 드러난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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