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정보업체와 계약에 ‘확인매물 제3자 제공금지’
네이버는 “카카오가 무임승차 시도, 법적 대응할 것”
네이버는 “카카오가 무임승차 시도, 법적 대응할 것”
부동산정보업체들이 카카오에 매물정보를 주지 못하도록 강요한 네이버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제재를 받았다. 네이버는 “정당한 권리 행사를 위법하다고 판단했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해 네이버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0억32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6일 밝혔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매물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계약조항을 넣어 카카오를 시장에서 배제했다고 봤다.
2015년 카카오는 네이버와 제휴된 8개 부동산정보업체 중 7개 업체와 매물제휴를 추진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런 움직임을 파악하고, 부동산정보업체에 재계약 시 확인매물정보의 제3자 제공금지 조항을 넣겠다고 통보했다. 카카오와 제휴를 진행하던 모든 부동산정보업체들은 네이버와의 계약유지를 위해 카카오에 제휴불가를 통보했다. 네이버는 이후 실제로 부동산정보업체들과의 계약서에 확인매물정보의 제3자 제공금지 조항을 삽입했다.
카카오는 2017년 부동산114와 업무제휴를 다시 시도했는데, 네이버는 확인매물정보뿐 아니라 부동산매물검증센터에 검증을 의뢰한 모든 매물정보에 대해서도 3개월 간 제3자 제공을 금지하겠다고 부동산정보업체에 통보했다.
부동산정보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매물정보를 수집하려는 시도가 무산되면서 카카오는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됐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카카오는 2018년 4월 이후 부동산 서비스를 직방에 위탁해 운영 중이다.
네이버는 강하게 반발했다. 정당한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 법적·제도적 대응 방안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확인매물정보는 2009년 허위 매물 근절을 위해 수 십 억원에 달하는 비용과 노력을 들인 업계 최초 서비스다. 이를 인정받아 관련 특허도 2건 확보했다”며 “네이버는 ‘무임승차’를 막고 ‘지식재산권’의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 ‘제3자 제공 금지 조항’을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혁신과 노력을 통해 이용자 선택을 받은 결과를 외면하고 무임승차 행위를 눈감게 된다면,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혁신의 움직임은 사라지고 모든 경쟁자가 무임승차만을 기대해 궁극적으로 이용자 후생은 손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