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베이스볼] 기억하라! LG 트윈스의 1994·1995시즌

입력 2020-09-07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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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선수단. 스포츠동아DB

8월부터 놀라운 기세로 ‘신바람’을 내고 있는 LG 트윈스가 1994년 이후 26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에 도전한다. 7연승을 신고한 6일까지 58승3무40패(승률 0.592)로 선두 NC 다이노스(57승3무37패·승률 0.606)와는 불과 1게임차다. 3위 키움 히어로즈(61승44패·승률 0.581)는 물론 전통적으로 뒷심이 강한 두산 베어스(55승3무43패)와 최근 6연승의 KT 위즈(55승1무43패·이상 승률 0.561) 또한 만만치는 않아 정규시즌 우승을 향한 5강의 경쟁은 이제부터 더욱 흥미를 모을 전망이다.

골수 LG 팬들에게 1994시즌은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도 나왔듯, 트윈스의 역사에서 가장 찬란하게 빛났던 시절이다. 사실 그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 LG의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주전 3루수 송구홍의 군 입대로 전력에 큰 공백이 생겼다. 이를 만회하려고 ‘미스터 LG’ 김상훈을 해태 타이거즈에 내주고 한대화를 데려왔을 뿐, LG의 전력보강은 신인들이 전부였다.

하지만 유지현-서용빈-김재현-인현배 등 4명의 신인은 이광환 감독의 결단으로 곧바로 주전으로 자리 잡은 뒤 팀에 엄청난 활력을 불어넣었다. 한대화-노찬엽-김동수가 타격에서, 이상훈-김태원-정삼흠이 선발진에서, 차동철-김용수가 불펜에서 잘 버텨주자 LG는 그야말로 ‘천하무적’이었다. 4월초 태평양 돌핀스와 팽팽한 1위 경쟁을 시작해 4월 26일 1위를 차지한 뒤로는 시즌 끝까지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정규시즌 성적은 81승45패, 승률 0.643으로 2위 태평양을 무려 11.5게임차로 따돌렸다. 상대전적에서도 모든 팀을 앞질렀다. 그야말로 압도적 시즌이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차전 연장 11회 김선진의 극적인 끝내기 홈런으로 시작해 파죽의 4연승으로 ‘V2’를 달성했다.

1995시즌에도 LG는 정규시즌 우승을 목전에 뒀다. 디펜딩 챔피언답게 전력누수가 거의 없었기에 8월 중순까지 2위에 6게임차로 앞서갔다. 하지만 시즌 막판 LG보다 더 기세가 무서운 팀이 등장했다. 바로 잠실 라이벌 OB 베어스였다. 9월 10일 두 팀의 순위가 뒤바뀐 뒤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우승 레이스가 시즌 끝까지 펼쳐졌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OB는 마지막 27경기에서 20승7패를 기록하며 74승5무47패, 승률 0.607을 기록했다. LG는 74승4무48패, 승률 0.603이었다. 딱 0.5게임차로 2위가 됐다. 1989년 단일시즌제가 성립된 이후 정규시즌 승률 6할을 넘기고도 1위를 차지하지 못한 최초의 사례다. 너무도 허탈했던 LG는 결국 플레이오프에서 롯데 자이언츠에 허물어지며 한국시리즈 진출에도 실패했다.

현재의 흐름대로라면 시즌 막판 갈수록 힘이 부치는 NC가 1995시즌의 LG처럼 될 수도 있다. 물론 에이스 구창모가 돌아오고 장점인 장타력이 살아난다면 NC가 선두 자리를 지킬 가능성은 아직 충분하다. 과연 2020시즌의 결말은 어떤 모습일까.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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