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잇따라 프리랜서를 선언한 아나운서들. KBS 출신 박은영(왼쪽), 이혜성(오른쪽) 아나운서가 독립을 선언했고 SBS 박선영(가운데) 아나운서도 프리랜서로 다양한 활동을 시작했다. 사진|KBS·SBS·스포츠동아DB
박은영·박선영 예능 프로그램 섭렵
4년만에 프리 이혜성, 예능 기대주
SBS 장예원도 이달 중순 프리 전향
프리랜서를 선언한 아나운서들이 방송사 울타리에서 벗어나 무한 경쟁의 3파전에 돌입했다. 올해 1월 SBS를 퇴사한 박선영 아나운서와 2월과 5월 차례로 프리랜서로 나선 KBS 출신 박은영, 이혜성 아나운서가 주인공이다. 각 방송사 ‘간판’으로 꼽히면서 시청자와 신뢰를 쌓아온 만큼 독립선언 이후 이들의 활동에도 시선이 쏠린다.
● 박은영 VS 박선영 VS 이혜성
박은영, 박선영 아나운서는 2007년 나란히 공채로 입사해 14년간 각 방송사 대표 프로그램을 이끈 베테랑이다. 검증된 방송인인 만큼 프리랜서 선언 이후에도 공백 없이 곧장 엔터테인먼트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있다.
박은영 아나운서가 KBS에서 ‘인간의 조건’ 등 예능프로그램에 주력해 대중 친화적인 행보를 걸었다면, 박선영 아나운서는 입사 이듬해인 2008년부터 7년간 메인 뉴스인 ‘8뉴스’를 진행한 뒤 시사교양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Y’까지 주로 이슈 전달에 집중했다. 이 같은 특색은 독립 이후에도 계속된다.
박은영 아나운서는 풍부한 예능 경험을 토대로 현재 TV조선 관찰예능 ‘아내의 맛’에 출연하고 있다. 지난해 결혼한 3살 연하 사업가 남편과 동반 출연 중인 그는 임신 5개월째인 예비 부모의 일상을 공개한다. 예능을 통해 프리랜서 선언 속사정도 밝혔다. 올해 1월 유산 아픔을 겪은 이후 호르몬 이상 등 어려움으로 회사를 관둘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박선영 아나운서도 이슈를 주로 다뤘던 감각을 살려 요즘 직장인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MBC 파일럿 프로그램 ‘아무튼 출근!’ 진행을 맡았다. 동시에 KBS 라디오, tvN 예능 게스트로도 동참해 SBS 소속일 때는 불가능했던 타사 프로그램을 두루 경험하고 있다.
베테랑인 두 사람과 달리 이혜성 아나운서는 입사 4년 만에 속전속결 독립한 경우다. 비교적 짧은 경력에도 과감한 선택을 한 이유에 대해 그는 최근 MBC ‘라디오 스타’에 출연해 “진행하던 ‘연예가 중계’가 폐지되고, 스포츠 뉴스까지 개편으로 진행자가 바뀌었다”며 “맡고 있던 어린이 프로그램 역시 어린 후배에게 물려주게 되면서 (위치가)애매하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혜성 아나운서는 KBS 공채 선배이자 15살 연상인 방송인 전현무와 공개 연인 사이이기도 하다. 비슷한 경험을 가진 전현무는 연인의 새 출발에 조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 프리랜서 러시…미디어 환경 영향
이들 외에도 SBS 장예원 아나운서가 이달 중순 프리랜서로 전향한다. 스포츠 경기 중계는 물론 ‘동물농장’ 등 프로그램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다른 무대에서의 “새로운 경험”을 위해 내린 결정이다. 특히 장 아나운서는 1990년생으로, 1992년생인 이혜성 아나운서와 마찬가지로 기존 프리랜서 선언 아나운서들과 비교해 나이는 물론 경력도 짧다는 사실에서 눈길을 붙잡는다.
방송가에서는 이들의 독립선언 배경에 대해 채널 다변화는 물론 유튜브까지 가세한 플랫폼 다양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활동 무대가 무궁무진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혜성 아나운서는 “미디어 환경이 많이 바뀌어 방송사에 있기보다 여러 도전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