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일본행 비자에 발목 잡혔던 윤봉우 마침내 간다

입력 2020-09-14 11:58: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윤봉우. 스포츠동아DB

V리그 남자부 최초로 일본 V리그에 진출하는 윤봉우(나고야 울프독스)가 우여곡절 끝에 당초 일정보다 한참 지난 뒤에야 출국이 결정됐다.

윤봉우는 8월 28일 출국 예정이었지만 일본에서 비자를 내주지 않아 계속 한국에서 상황이 바뀌기를 기다리며 대기해왔다. 일본 V리그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10월 17일 2020~2021시즌이 개막한다. 일본에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은 2주간의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이 기간을 역산하면 윤봉우가 새로운 시즌을 준비할 시간은 턱 없이 부족하다.

일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4월 3일부터 대한민국을 입국거부 대상지역으로 포함시켰다. 기존의 비자효력을 중지하는 제한 조치도 시행중이다. 이후 몇몇 국가에게는 제한조치를 풀었지만 한국은 여전히 제한이 있다.

다행히도 윤봉우는 일본 외무성이 결정한 특별사례에 해당돼 다음 주 쯤에는 취업비자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자국의 입국제한 조치로 동계스포츠 종목 외국인선수들의 입국이 막히면서 문제가 되자 비자 허용이 가능하도록 최근 특별승인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주한 일본대사관으로부터 비자를 신청하라는 연락을 윤봉우에게 할 것으로 보인다. 그에 앞서 유봉우를 영입한 나고야 울프독스도 취업비자에 필요한 서류와 비행기 티켓 등도 보내줘야 한다. 이 과정이 빨리 진행되면 2주 안에 출국할 수 있다.

출국이 미뤄지는 동안 윤봉우는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에서 옛 동료들과 꾸준히 몸을 단련해 왔다. “현재 몸 상태는 좋다. 내가 해외진출 첫 사례이기 때문에 다음 후배들을 위해서도 무조건 잘해야 한다”면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다.

일본 출국에 앞서 윤봉우는 현대캐피탈이 마련한 의미 있는 행사에도 참가했다. 현대캐피탈은 2005~2006, 2006~2007시즌 우승멤버들을 기리기 위해 천안의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에서 당시 멤버들을 초청해 핸드 프린팅 행사를 열었다. 윤봉우를 비롯해 이선규, 권영민 등은 영광의 자리의 자리에 초대해준 친정 팀에 감사를 표시했다.

쉬는 동안 인터넷강의로 일본어와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한 윤봉우는 “아직 일본생활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부딪쳐 보기로 했다. 구단에 숙소를 최대한 훈련장에 가까운 곳으로 얻어달라고 했고, 훈련장까지 이동은 체력단련을 위해 자전거를 탈 생각이다. 여러 가지로 서툴겠지만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나고야 울프독스는 핀란드 국적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팀을 이끌기에 선수들은 코트에서는 영어로 대화를 해야 한다. 다만 평상시 생활할 때는 일본어가 필요한데 구단이 따로 통역을 붙여주지 않으면 여러모로 불편할 수 있다. 한국은 외국인선수가 먹고 자는 것까지 구단이 모두 자상하게 보살펴주지만 일본은 선수들이 각자 알아서 챙겨야 한다. 윤봉우가 혼자 집에서 밥도 챙겨먹어야 하기에 새로운 생활의 적응이 성공의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