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기다림 끝에 기회 얻은 이승우, 멀티 골 작렬… 3경기 연속 출전

입력 2020-09-14 15: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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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사진제공|신트트라위던 페이스북

이승우(22·신트트라위던)의 재능이 드디어 꽃을 피우는 것일까.

이승우는 14일(한국시간) 벨기에 신트트라위던의 헬 반 스타엔에서 벌어진 2020~2021시즌 벨기에 주필러리그 5라운드 안트워프와의 홈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이적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날 경기에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이승우는 경기 시작한지 1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파쿤도 콜리디오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왼발로 슈팅을 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그의 시즌 첫 골이자, 주필러리그 데뷔 골이었다.

이승우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1-1로 양 팀이 균형을 이룬 전반 22분 상대 수비 실수를 틈타 또 다시 득점에 성공했다. 상대 골키퍼가 수비수에게 내준 패스를 팀 동료인 모리 코나테가 달려들어 빼앗았고 이 과정에서 흘러나온 볼을 이승우가 낚아챘고,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다시 한 번 골을 만들어 냈다. 소속팀 신트트라위던은 멀티 골을 기록한 이승우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2-3으로 역전패를 당해 아쉬움을 남겼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이번 멀티 골은 자신의 입지를 굳히는 의미 있는 득점이었다.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인 이승우는 장차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유망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재능을 펼칠 기회가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다. 종목을 막론하고 스포츠 선수는 경기에 출전했을 때 그 가치가 빛을 내는 법이다.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그는 2017년 이탈리아 헬라스 베로나로 전격 이적해 본격적으로 프로무대에 나섰다. 그러나 2시즌 동안 44경기에 출전해 2골을 넣는 데에 그쳤다. 그나마도 대부분이 교체출전이었다.

이승우는 또 한 번 이적을 택했다. 지난해 베로나를 떠나 신트트라위던에 둥지를 틀었다. 벨기에 리그가 빅리그는 아니지만 오로지 출전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마르크 브라이스 전 감독은 이승우를 중용하지 않았다. 결국 4경기 출전에 그쳤다. 코칭스태프와의 불화설까지 나오기도 했다. 브라이스 전 감독은 지난해 11월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승우는 새 시즌을 앞두고 부임한 케빈 머스캣 감독 체제에서 출전 기회를 꾸준히 얻었다. 1라운드는 교체출전, 2라운드에서는 결장했지만 3라운드부터는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4라운드에서는 팀 입단 이후 처음으로 풀타임을 뛰기도 했다. 이번 안트워프전을 통해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그는 보란 듯이 멀티 골을 뽑아내며 머스캣 감독의 신뢰에 보답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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