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 스포츠동아DB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11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주간(9~17일)을 이용해 A대표팀이 유럽 현지에서 2차례 친선경기를 갖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A대표팀은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개최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끝으로 개점휴업 상태다. 국내 평가전이 어려운 가운데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마저 내년으로 연기돼 A대표팀 코칭스태프의 고민이 깊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10월로 예정됐던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동아시아 권역 경기가 11월로 연기(카타르 도하 개최 유력)되고, 이에 발맞춰 한국프로축구연맹도 11월 첫째 주내로 올 시즌 K리그1(1부) 일정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그 덕에 11월 유럽 평가전에 나설 A대표팀 구성이 가능해졌다.
다만 묘하게 겹치는 일정이 걱정이었다. ACL 동아시아 권역이 11월 15일부터 조별리그를 시작해 4강전까지 마치고나면 12월 13일 서아시아 권역 최종 승자와 도하에서 결승전을 치르게 된다. 이 경우 A대표팀은 ACL 일정을 소화해야 할 전북 현대, 울산 현대, FC서울, 수원 삼성 소속 선수들을 차출하는 것이 큰 부담이었다. 핵심 자원들을 제외한 ‘반쪽짜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K리그 4팀이 ACL 조별리그 초반 1·2라운드 경기를 무사히 치른 것이 ‘벤투호’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북과 수원은 2차전, 울산과 서울은 1차전을 치른 상태에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대회 일정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AFC가 한국을 비롯한 주요 회원국들에 공유한 정보에 따르면, K리그 4팀은 ACL 일정 소화에 다소 여유가 있는 만큼 11월 21~22일부터 다음 경기를 치른다. 따라서 벤투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선수들을 최대한 A대표팀에 호출할 수 있다. 전북과 울산은 월드컵 본선 범위에 속하는 유력 선수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일단 이들 4팀에서 A대표팀에 차출될 선수들은 유럽 원정 평가전을 끝낸 뒤 소속팀으로 복귀해 ACL 일정에 참여하면 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약간의 배려와 조정은 필요할 수 있다. 2차례의 A매치 중 초반 한 경기만 치른 뒤 소속팀으로 돌아가 ACL을 준비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협회 관계자는 “한국축구에 ACL이 갖는 의미도 상당히 크다. A대표팀과 K리그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