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 승률 꼴찌의 반전…2연전 스윕으로 ‘음력 8월’ 맞이한 롯데

입력 2020-09-17 16: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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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2016년부터 키움 히어로즈의 홈구장이 된 고척스카이돔은 롯데 자이언츠에는 지옥이었다. 지난해까지 32경기에서 10승22패로 유독 힘을 못 썼다. 고척 승률은 0.313으로 리그 최하위였다. 꼴찌의 악몽을 겪었던 지난해에는 8전패의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좋은 흐름을 타다가도 고척 원정에만 나서면 기세가 꺾이기 일쑤였다.

그렇기에 15, 16일 고척 원정 2연전 싹쓸이는 롯데에 2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 특히 허문회 감독의 운영이 달라졌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허 감독은 한 주의 첫날인 화요일 경기에서 선발투수 노경은을 6-2로 앞선 4회말 1사 1·2루서 강판시켰다. 3.1이닝 4안타 5볼넷으로 제구가 불안했지만 평소 허 감독이 선발투수를 최대한 믿고 운영했고, 스코어도 여유가 있었던 데다 6연전의 첫날임을 고려하면 확 빨라진 타이밍이었다. 롯데는 키움의 거센 추격에도 8-5로 승리했다.


16일 경기는 더욱 극적이었다. 0-2로 뒤진 7회초에만 대거 7득점하며 8-2 역전승을 거뒀다. 고척 2연전 싹쓸이로 5위 KT 위즈와 격차를 4경기로 좁혔다.


그렇게 기세를 올린 채 9월 17일, 음력으로 8월 1일이 시작됐다. 허 감독은 시즌 초부터 “8월부터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실제로 8월 14승1무8패(승률 0.636·3위)로 어느 정도 도약에 성공했지만 7월까지 까먹은 승수를 모두 만회하기에는 부족했다. 9월초 팀이 다시 흔들리자 허 감독은 “음력 8월도 있다”는 너스레로 선수들에게 포기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정규시즌 우승을 노리고 있는 키움의 강한 전력, 그리고 고척 열세를 고려하면 어느 때보다 중요한 2연전을 싹쓸이한 데 의미가 크다.


허 감독은 결국 5위 KT와 남은 6경기에서 향방이 갈릴 것으로 내다본다. 22일부터 사직으로 KT를 불러들인다. 올 시즌 상대전적은 7승3패의 절대 우세다. KT와 홈 2연전에서 승부를 걸기 위해선 그 전까지 슬기롭게 버티는 게 필요하다. 음력 8월의 약속이 실현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잠실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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