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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15, 16일 고척 원정 2연전 싹쓸이는 롯데에 2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 특히 허문회 감독의 운영이 달라졌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허 감독은 한 주의 첫날인 화요일 경기에서 선발투수 노경은을 6-2로 앞선 4회말 1사 1·2루서 강판시켰다. 3.1이닝 4안타 5볼넷으로 제구가 불안했지만 평소 허 감독이 선발투수를 최대한 믿고 운영했고, 스코어도 여유가 있었던 데다 6연전의 첫날임을 고려하면 확 빨라진 타이밍이었다. 롯데는 키움의 거센 추격에도 8-5로 승리했다.
16일 경기는 더욱 극적이었다. 0-2로 뒤진 7회초에만 대거 7득점하며 8-2 역전승을 거뒀다. 고척 2연전 싹쓸이로 5위 KT 위즈와 격차를 4경기로 좁혔다.
그렇게 기세를 올린 채 9월 17일, 음력으로 8월 1일이 시작됐다. 허 감독은 시즌 초부터 “8월부터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실제로 8월 14승1무8패(승률 0.636·3위)로 어느 정도 도약에 성공했지만 7월까지 까먹은 승수를 모두 만회하기에는 부족했다. 9월초 팀이 다시 흔들리자 허 감독은 “음력 8월도 있다”는 너스레로 선수들에게 포기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정규시즌 우승을 노리고 있는 키움의 강한 전력, 그리고 고척 열세를 고려하면 어느 때보다 중요한 2연전을 싹쓸이한 데 의미가 크다.
허 감독은 결국 5위 KT와 남은 6경기에서 향방이 갈릴 것으로 내다본다. 22일부터 사직으로 KT를 불러들인다. 올 시즌 상대전적은 7승3패의 절대 우세다. KT와 홈 2연전에서 승부를 걸기 위해선 그 전까지 슬기롭게 버티는 게 필요하다. 음력 8월의 약속이 실현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잠실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