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이 얻은 것과 잃은 것

입력 2020-09-20 16: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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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메이저리그(ML) 데뷔 후 처음으로 100구 이상을 던지며 내구성을 증명했다. 볼넷을 최소화하는 등 두둑한 배짱도 그대로였다. 그러나 소득만큼 아쉬움도 있었다. 구속으로 승부하는 유형이 아니기에, 실투는 여지없이 장타로 이어진다는 간단한 명제를 실제로 마주했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20일(한국시간)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1이닝 6안타 2홈런 1볼넷 4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김광현이 0-3으로 뒤진 6회말 마운드를 내려간 뒤 팀 타선이 폭발해 5-4 역전승을 거둔 덕에 ML 첫 패전은 면했다. 시즌 2승1세이브에 평균자책점(ERA)은 종전 0.63에서 1.59로 훌쩍 상승했다.


시작부터 아쉬웠다. 1회말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케브라이언 헤이즈에게 중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0B-2S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높은 속구(143㎞)를 공략 당했다. 8월 16일 시카고 컵스전 이후 5경기, 25이닝만의 첫 자책점이었다. 24연속이닝 무자책점 행진은 깨졌다.


3회말에도 호세 오수나에게 복판에 몰린 커브를 통타당해 좌월 솔로포를 내줬다. 0-2로 뒤진 5회까지 추가 실점은 없었지만, 6회말 무사 1·3루서 콜린 모란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1사 1·3루서 마운드를 내려왔는데 구원투수 마이크 우드포드가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내줘 4실점까지 늘었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는 7회초 5점을 폭발시키며 5-4 역전승을 거뒀다.


24연속이닝 무자책 행진이 깨졌고, ML 데뷔 이래 한 경기 3안타 넘게 내주지 않았던 기분 좋은 기록에도 마침표가 찍혔다. 0점대 ERA가 깨진 것도 분명 아쉽다. 하지만 방향성을 확실히 깨달은 경기이기도 했다. 김광현의 피안타는 대부분 유리한 카운트에서 복판으로 몰려 허용됐다. ML 수준에서 빠른 구속은 아니기 때문에 조금은 돌아갈 필요성도 있다는 점을 배운 경기였다.


ML 데뷔 후 첫 고전이고 그만큼 잃은 것도 많지만 수확도 뚜렷했다. 김광현의 다음 등판이 기대되는 이유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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