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프리 4년차 조우종 “출근길 따뜻한 커피같은 존재이고 싶다”

입력 2020-10-3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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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조우종은 자신의 최대 강점으로 “친근한 매력”을 꼽았다. 대중에게도 “잔정이 참 많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거침없이 텐션 업!’ 조우종

아침 7시 KBS ‘FM대행진’ 8개월째
잠자는 시간 줄여가면 출연자 공부
상대방 빛나게 만드는 능력은 탁월
롤모델 김성주 선배처럼 길게 갈 것
“여러분, 잘 잤나요? 매일 아침 7시 행복한 기상 알람!”

방송인 조우종(44)의 활기찬 아침인사는 KBS 쿨FM ‘조우종의 FM대행진’의 트레이드마크다. 목소리엔 언제나 장난기와 반가움이 가득 묻어난다. 2시간 동안 뿜어내는 ‘하이텐션’은 청취자들이 ‘쫑디(조우종 DJ의 애칭)’를 찾는 가장 큰 이유이다.

청취자들의 아침을 연 지도 벌써 8개월째. 최근 서울 서대문구 스포츠동아 사옥에서 만난 조우종은 “신나는 아침을 선사할 수 있다면, 이 한 ‘목’ 바쳐도 아깝지 않다”며 껄껄 웃었다. 휴가도 반납해야 하는 라디오 생방송이 힘들 때면, 그는 ‘생일 미역국도 못 먹고 출근한다’는 청취자들의 사연을 떠올리며 몸을 다시 일으킨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아침마다 일터로 향하는 세상 사람들이 존경스러워요. 그들의 출근길에 따뜻한 커피, 또는 든든한 토스트 한쪽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요.”

방송인 조우종.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텐션 올리기’, 쉽지 않았죠”
조우종의 하루는 매일 오전 5시30분 시작된다. 전날 다른 일정으로 3시간을 채 못 자도 “‘고양이 세수’만 후딱 하고 차에 뛰어오른”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긴장감도 늦추지 않는다. 늘 “방송 직전인 6시59분까지 준비 또 준비하자”는 마음이다.

“처음엔 그 이른 시간에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내기가 힘에 부쳤어요. 하지만 청취자의 잠을 깨우기 위해 발끝의 에너지까지 다 끌어 모았죠. 그렇게 노력했더니 반응이 조금씩 오더라고요. 나중엔 ‘이 시간대 프로그램 중엔 조우종의 활기가 최고’란 말을 듣고 싶은 욕심까지 생겼죠.”

스스로 “아침의 ‘대신맨’”을 자처한다. 버스·지하철에 몸을 실은 청취자들의 못 다 푼 ‘흥’을 대신해 ‘댄스 본능’을 발산하고, 주변에 전하지 못한 메시지를 대신 읽어주기도 한다.

“라디오 부스에서 한두 친구들과 앉아 수다를 떠는 상상을 하면서 방송해요. 라디오를 ‘일’이라 여기면 목소리부터가 확실히 달라지거든요. 청취자들이 ‘쫑디’가 바로 옆에서 말을 건네는 것처럼 느끼게끔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방송인 조우종.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프리’의 세계, 거친 전쟁터 같지만…”
아내 정다은 아나운서와 세 살배기 딸은 든든한 ‘지원군’이다. 특히 KBS 선후배로 만난 정 아나운서는 “한 두 단어만 말해도 곧바로 무슨 상황인지 이해해주는” 최고의 파트너이다.

“프리랜서 방송인이 된 지 올해로 4년째에요. 일이 언제 끊길지 모른다는 조급함과 ‘전쟁’ 같은 경쟁 속에서 때로는 후회 아닌 후회도 했어요. 그럴 때 저를 지탱해준 사람이 아내와 딸이었어요. 늘 고맙고, 든든한 존재예요. 저도 힘이 되고 싶어 딸아이는 무조건 제가 재울 정도로 육아에 적극적이죠. 설거지와 집 청소가 취미라 아내가 정말 좋아한답니다. 하하하!”

조우종은 “예능, 교양, 시사, 라디오, 스포츠 등 안 해본 것 없는 경험”을 최고의 자산으로 여기고 있다. 15년차 경력임에도 아직 “잠자는 시간 줄여가며 출연자 공부를 한”다. “나 스스로에 떳떳하고 싶어서”다.

“가수 양준일이 출연했을 때, 그의 데뷔 시절과 비슷하게 와이셔츠에 정장 조끼를 챙겨 입었어요. 래퍼가 출연하면 비슷한 스타일의 옷을 따라 입죠.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서요. 그런 식으로 나보다 상대방을 빛나게 하는 능력만은 탁월하다 자부해요. 그게 저만의 ‘무기’라 생각해요.”

남은 바람은 딱 하나다. 대중의 곁에 친근한 방송인으로 오래오래 남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반짝’보다 ‘길게’”라는 신조를 매일 되새긴다.

“롤 모델인 김성주 선배가 ‘세상은 재능 있는 사람을 언젠가는 알아본다’고 했어요. 제 친근한 매력도 빛날 날이 오겠죠? 여유를 잃지 않고, 최대한 넓게 걸어 보려고요.”

조우종 프로필

▲ 1976년 10월6일생
▲ 2004년 KBS 2TV ‘MC 서바이벌’ 은상
▲ 2005년 KBS 31기 공채 아나운서 입사
▲ KBS 2TV ‘KBS 8 아침뉴스타임’ ‘위기탈출 넘버원’ ‘1 대 100’ 등 다수 진행
▲ 2016년 11월 KBS 퇴사·프리랜서 방송인 전향
▲ 2017년 3월 KBS 정다은 아나운서와 결혼
▲ 2020년 TBS ‘토론쇼 21세기 소년소녀’ 등 진행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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