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포커스] 아시아나, 대한항공 품에 안기나

입력 2020-11-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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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FSC인 대한항공(위쪽)의 2위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세계 10위권인 초대형 국적 항공사의 탄생에 대해 항공업계를 비롯한 경제계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발표가 나온 16일 두 항공사의 주가는 동반급등했다. 하지만 인수합병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앞으로 시장 독과점 우려, 대주주 반발, 통합인력의 고용승계 여부 등 풀어야할 과제가 수두룩하다. 동아일보DB

‘세계 10위권’ 초대형 국적 항공사 출범 가시화

산업은행, 한진칼에 8000억원 투입
한진, 이사회서 아시아나 인수 결의
시장 점유율 62.5%…독과점 우려
3자연합 반발·구조조정 등도 변수
세계 10위권의 ‘메가 캐리어(Mega Carrier)’가 탄생할까.

국내 1위의 FSC(Full Service Carrier·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의 2위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급물살을 타면서 가시화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16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위해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에 80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자금 투입 이후 한진칼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대한항공 유상증자(2조 5000억원)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대한항공은 신주 1조 5000억 원과 영구채 3000억 원 등 1조 8000억 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된다. 한진그룹도 이날 오전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이사회를 각각 열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실현되면 세계 10위권의 초대형 국적 항공사가 탄생한다.

지난해 대한항공 매출은 12조 6834억 원, 아시아나항공은 6조 9658억 원이다. 항공기 보유는 대한항공 173대, 아시아나 86대다. 양사 항공기를 합치면 259대로 유럽 대형항공사 에어프랑스(225대)를 앞선다. IATA(국제항공운송협회)의 지난해 순위에서 대한항공 19위, 아시아나는 29위이지만, 양사가 합치면 운송량 단순 합산으로는 세계 7위권이 된다.

하지만 국적 메가 캐리어의 탄생에는 넘어야 할 난제가 수두룩하다. 우선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두 항공사와 자회사인 LCC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의 항공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62.5%나 된다. 통상적이면 심사를 통과하기 어렵지만, 상황 자체가 워낙 긴박하다 보니 인수합병이 불허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했던 HDC현대산업개발과 한진칼 최대주주인 3자연합의 반발도 변수다. 16일 산업은행 발표 직후 HDC현대산업개발은 공시를 통해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의 질권소멸통지에 법적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 중인 3자연합의 반발은 더 강하다. 3자연합 일원인 KCGI는 16일 입장문을 통해 “조원태 살리기를 위해 국민 혈세를 낭비하려 한다”며 산업은행과의 밀실야합이라고 비판했다.

합병 이후 구조조정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회장과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회장이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지만 노조의 불안감은 높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16일 긴급회동을 가진 뒤 “중복인력 발생으로 인해 고용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양사 노동자의 의견이 배제된 일방적인 인수합병을 반대한다”고 천명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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