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철인왕후 4회에서는 김소용(신혜선 분)과 철종(김정현 분) 사이 결정적 변화가 찾아왔다. 철종은 권력 다툼에 휘말린 절체절명의 조화진(설인아 분)을 구하려다 벼랑 끝에 내몰렸다. 철종의 절박하고 애틋한 모습에 마음이 움직인 김소용은 위기의 순간 대왕대비(배종옥 분) 앞에 무릎을 꿇었다.
철종은 김소용의 허를 찌르는 일침에 혼란스러웠다. 중전의 기이한 행보는 그 속을 알 수 없었고, 올곧게 바라보는 눈은 거짓이라곤 없었다. 그럼에도 지난밤의 진실을 알아야 했기에 ‘광대버섯가루’가 든 차를 건넨 철종. 차향을 맡은 김소용은 자신에게 칼을 겨눈 자객을 떠올렸고, 그가 철종임을 깨달았다. 김소용의 미묘한 변화를 감지한 철종은 그가 건넨 찻잔을 망설임 없이 비우고 입맞춤을 했다. 갑작스런 상황에 놀람도 잠시, 입안으로 흘러들어온 차에 김소용은 정신을 차리려 애썼다.
하지만 철종은 뜻하지 않은 상황과 마주했다. 자신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 몰아붙이던 철종에게 김소용은 한껏 날을 세우며 “날 죽이려던 이유는 딱 하나야. 내가 너보다 약하니까”라는 뜻밖의 말을 쏟아냈다. 정당하다고 여겨온 자신의 방법이 그토록 혐오하는 자들과 같이 약자를 노리는 비겁한 행동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철종. 자신이 그간 중전을 틀에 가둬두고 본 것은 아닌지, 그가 어떤 사람인지 다시 살펴보기로 다짐했다.
영혼체인지 이전의 ‘본체’ 김소용이 호수에 빠진 이유도 드러났다. 사고 직전까지 수놓았다던 천을 발견한 김소용. 거기에는 ‘거짓된 나를 버린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궁궐에 떠도는 소문처럼 조화진이 밀어 넣은 것도, 그를 모함하고자 몸을 던진 것도 아니었다. 김소용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것.
그 시각, 대왕대비와 조대비(조연희 분) 사이의 권력 싸움에 후궁 조화진이 휘말렸다. 대왕대비는 조화진의 소문을 이용해 조대비 가문을 견제하고 권력을 보다 강화하고자 했다. 철종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고 판단한 조화진은 그를 위해 ‘자신이 밀었다’는 거짓 자백을 했다. 조화진을 지키려고 분투하는 철종을 바라보던 김소용. ‘저 세상’ 허세와 패기가 발동해 대왕대비 앞에 무릎을 꿇고 진실을 고하는 엔딩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철인왕후’는 회를 거듭할수록 퓨전 사극 코미디의 진가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현대의 문제적 영혼이 깃든 중전 김소용의 거침없는 행보는 궁궐에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호수에 물을 채우지 못하면 목이 날아간다고 협박하면서도 귀한 음료를 내어 주는가 하면, 금녀의 수라간에 발을 잘못 내디딘 어린 나인에게 온정을 베푸는 모습 등 기이한 언행으로 고개를 갸웃하던 이들은 어느새 중전의 변화에 동화되고 있었다.
한편, 철종은 조화진을 위기에 빠트린 배후에 중전 김소용이 있다고 오해하고 있는 상황. 철종을 구하고 현대로 돌아가겠다며 호기롭게 나섰던 김소용의 계획과 달리 우물도 말라, 그 또한 불투명하다. 과연 김소용이 진실을 밝힌 후폭풍은 무엇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tvN ‘철인왕후’ 4회 방송 캡처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