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펜트하우스’ 윤종훈 “병약 섹시미? 민망하고 신기해”

입력 2021-01-06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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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훈은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병약하고 나른한 이미지로 사랑받았지만, 실제 모습은 이와 정반대다. 무술감독 정두홍의 액션스쿨 출신 연기자로 패기와 열정이 넘친다. 사진제공|YK미디어플러스

데뷔 8년 만에 ‘펜트하우스’로 뜬 윤종훈

“극중 하윤철처럼 싸우고 싶지 않아
실제 내 모습은 진중한 원칙주의자
한때 정두홍 감독께 액션 배우기도
그때의 패기가 지금의 연기 원동력”
연기자 윤종훈(37)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민망하고 신기”하다.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로 “생전 처음 들어보는” 수식어까지 생겼다. ‘병약 섹시미(美)!’

극중 금방 쓰러질 듯 병약해 보이면서도 나른한 이미지의 외과의사 하윤철을 연기해 얻은 별명이다. 댓글로 달린 수식어를 보고는 그는 “누가 이렇게 재치 있게 지었을까? 그 별명을 지어주신 분께 상을 드리고 싶더라”며 무릎을 탁 쳤다.

지난해 3월 첫 촬영을 할 때만 해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다. 매회 쭉쭉 올라가는 시청률은 24%(닐슨코리아)를 가뿐히 넘겼다. 가파른 상승곡선을 바라보면서 “언제 이런 작품 또 만날 수 있나” 싶기까지 했다. “한바탕 꿈”처럼 시즌1을 5일 마치고 잠시 ‘현실’로 돌아왔다. 서면으로 만난 윤종훈은 “영광이고, 매 순간이 가슴 벅찼다”며 좀처럼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짠한 비호감’ 전문? 실제로는 진중해요”
윤종훈은 극중 예술재단 이사장 딸인 김소연과 ‘쇼윈도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김소연과는 결국 이혼하지만, 딸인 한지현을 향한 지극한 부성애만큼은 변함없다.

어딘지 짠하면서도 마냥 미워할 수 없는 모습은 2018년 출연한 SBS ‘리턴’ 때와 비슷하다. 그는 당시 마약에 의존하면서도 마음 여린 캐릭터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윤종훈. 사진제공|SBS



“하나의 상황이 여러 느낌을 받게 하죠. 연기가 그래서 참 미묘하고 어려운 거 같아요. ‘여기서 이렇게 보여야지’하는 순간 패착에 빠지더라고요. 이제는 저도 그냥 감정에 몸을 맡겨요. 무엇보다 까다로웠던 건 아빠 연기였어요. 무게감부터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자녀가 있는 유진 누나, 봉태규 형께 시시때때로 물어보면서 도움을 받았어요.”

드라마에서 보여준 모습은 어디까지나 연기일 뿐이다. 실제로는 “중용을 지키려 노력하는” 진중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극중 하윤철처럼 누군가와 그렇게 치열하게 싸우고 싶진 않아요. 하하하! 평소에는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해요. 원칙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쓸데없는 감정에 쏠리지 않으려 하죠. 얼마 전에는 이런 저를 보고 개그우먼 심진화 누나가 한마디 했어요. ‘너 너무 그렇게 살면 한계가 금방 오고, 피곤해서 지친다!’하고요. 누나가 저를 많이 생각해주는 것 같아서 고마웠어요.”

“액션스쿨 출신, 한때 독기 품었죠.”
2013년 엠넷 드라마 ‘몬스타’로 데뷔하기 전에는 연극 무대를 누볐다. 2006년 무렵,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연기의 꿈을 좇아 대전에서 서울로 왔다. 닥치는 대로 일했다. 그러다 어느 날, 정두홍 무술감독이 운영하는 서울액션스쿨 모집 공고를 봤다. 무술의 ‘무’자도 모르면서 오디션을 보고, 덜컥 붙었다. 그렇게 서울액션스쿨 12기 출신이 됐다.

“과한 패기만 있었어요. ‘액션스쿨에서 살아남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여기서 졸업 못 한다면 저는 어디 가서도 잘하지 못할 겁니다!’하고 호기롭게 외쳤죠. 이를 악물고 해서 졸업했죠. 하하하! 전체 무료교습이라 지금도 거둬주셔서 감사한 마음이에요. 기회가 된다면 액션 장르도 많이 해보고 싶어요.”

배우 윤종훈. 사진제공|YK미디어플러스



‘뭐든 다 하겠다’는 마음으로 앞만 보고 달렸지만, 때로는 “괜한 걸 붙들고 있는 건 아닐까”하며 고민으로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고민의 결과는 이제 “원동력이자 힘”으로 다가오고 있다.

“‘과연 내게 자질이 있나’ 싶다가도 ‘잘 될 거야!’하는 마음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왔다 갔다 할 때도 많았어요. 그럴 때마다 저를 잡아준 건 현장에서 만난 감독님들과 작가님들이었죠. 현장이 제겐 배움터였거든요. 제게 모두가 ‘넌 좋은 배우가 될 거야’라고 말해주셨어요. 그 작은 말들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것 같아요.”

이제는 달릴 일만 남았다. ‘펜트하우스’만 해도 2월부터 시즌2·3을 연달아 선보인다. “아직 보여줄 게 많다”고 자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펜트하우스’로 인간으로서, 연기자로서 한층 더 성장했어요. 모든 게 최고였기 때문에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시즌1은 마치지만, 이게 끝이 아닌 거 다들 아시죠? 하하하!”

배우 윤종훈 프로필

▲ 1984년 2월 15일생
▲ 2013년 엠넷 드라마 ‘몬스타’로 데뷔
▲ 2014년 tvN ‘미생’
▲ 2016년 SBS ‘내 사위의 여자’로 첫 주연
▲ 2017년 MBC ‘왕은 사랑한다’
▲ 2018년 SBS ‘리턴’·연기대상 캐릭터연기상
▲ 2020년 MBC ‘그 남자의 기억법’, SBS 연기대상 우수상(펜트하우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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