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어제와 오늘이 공존, 구룡반도의 매력 포인트

지속가능한 미래 꿈꾸는 복합문화공간 K11뮤제아. ‘오페라 씨어터’라는 애칭이 붙은 높이 35m의 아트리움이 명물이다. 사진제공|홍콩관광청

-예술과 환경이 어우러진 공간, K11 뮤제아
-떠들썩한 야시장의 매력 만끽, 탬플 야시장
-홍콩 럭셔리 호텔 판도 흔들, 로즈우드호텔
-5대 다이파이동(홍콩식 포장마차), 오이만상

빅토리아 항을 두고 홍콩섬과 마주한 구룡반도는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제일 높은 곳이다. 오래된 주거지로 상업적인 발달은 홍콩섬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지만, 오히려 그런 특성 때문에 트렌디한 최신 문화부터 시간여행을 떠나온 것 같은 고풍스런 삶이 공존하는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구룡반도의 핵심이자 방문객이 이동할 때 기준점이 되는 길은 영국인들이 구룡반도에 건설한 첫 도로, 나단 로드(Nathan Road)다. 구룡반도 남쪽 끝 침사추이(Tsim Sha Tsui)부터 북쪽 삼수이포(Sham Shui Po)까지 이어진다.
44m의 시계탑이 인상적인 해변산책로, 서민적인 정취가 넘치는 구룡공원, 영화 ‘첨밀밀’에서 여명과 장만옥의 자전거 데이트로 유명한 캔톤 로드의 명품가 등을 비롯해 홍콩 미술관(HKMoA), 서구룡 문화지구, 템플 야시장과 몽콕 레이디스 마켓, 페닌슐라 호텔의 애프터눈 티, 삼수이포의 다이파이동(홍콩식 포자마차) 등의 명소가 나단 로드를 중심으로 모여 있다.

▼K11 Musea(뮤제아), 인스타그래머블 스팟



전 세계의 건축가, 디자이너, 예술가, 환경 운동가 등 100여 명이 참여한 복합문화공간이다. 내부 곳곳을 넘어 건물 외벽까지 둘러싼 식물들, 루프탑의 작은 농장들로 구현된 지속가능한 미래, 사람과 자연을 생각한 공간에 예술과 문화를 더하고 200여개의 다양한 브랜드 샵들이 입점한 독특한 곳이다.
35m 높이의 아트리움은 ‘오페라 씨어터’라고 불린다. 천장의 원형창을 통한 자연광과 1800개의 전구에 둘러싸인 골드 볼, 현지 장인과 LAAB의 건축가들이 손으로 그린 거대한 유화패널이 어우러져 홍콩의 새로운 인스타그래머블 스팟으로 각광받고 있다.

홍콩 서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야시장 템플 나이트 마켓의 모습. 쇼핑부터 먹거리 볼거리가 모두 있는 곳이다. 사진제공|홍콩관광청

▼템플 야시장, 홍콩 삶의 속살을 엿본다



근처 틴하우 사원이 있어 이름 붙여진 템플 야시장은 침사추이의 대표적 관광지이자 홍콩의 10대 명소 중 하나이다. 늦은 오후가 되면 상인부터 경극 배우들과 점술가들도 모여들어 축제와 극장이 어우러진 중국시장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준다. 작은 장신구류부터 다기, 전자기기, 시계, 남성 의류, 골동품 등을 구경하며 길거리 음식도 즐길 수 있다.


▼청킹맨션, 홍콩영화 속 그곳



홍콩영화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첨밀밀’, ‘중경삼림’ 등에 등장해 친숙한 17층짜리 건물이다. 오래된 주상복합건물로 작은 점포와 사람들이 사는 공간들이 미로처럼 복잡한 내부 속에 자리잡고 있다. 돌아다니다 보면 마치 홍콩영화의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홍콩 구룡반도의 전형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거리 야경. 사진제공|홍콩관광청

▼로즈우드 호텔, 침사추이의 새로운 럭셔리 호텔



침사추이 옛 신세계센터 자리에 위치한 럭셔리 호텔이다. 호텔 곳곳의 예술 작품과 홍콩 도심과 하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뷰, 그리고 세심한 서비스를 자랑한다. 1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제한하고, 식자재 운반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호텔서 가까운 농장에서 재배하는 채소를 사용하는 등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경영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바 다크 사이드는 스피크이지바(외부로 바를 노출하지 않는 컨셉트)로 재즈 연주를 즐길 수 있다. 홍콩의 명물인 차찬텡(홍콩식 종합음식점) 식문화를 세련되게 표현한 홀트 카페(Holt‘s Cafe)는 옻칠한 나무벽 인테리어와 유럽의 카페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가구이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구룡반도에서 바라본 홍콩섬. 홍콩의 나이트 라인을 상징하는 뷰이다. 사진제공|홍콩관광청

▼티파니 블루박스 카페, 오드리 헵번이 생각나는 곳

보석 전문 브랜드 티파니가 아시아에서 가장 큰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과 함께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장한 곳이다. 직사각형의 투명, 티파니 블루 컬러의 스테인 글라스들이 실버 프레임으로 짜인 인테리어가 매력적이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오프닝 신에서 오드리 헵번이 아침에 매장 밖에서 먹던 크로아상 같은 클래식 메뉴부터 브런치, 시그니처 블루박스 토스트, 티파니 애프터눈 티, 식사 메뉴 등을 갖추고 있다. 모든 메뉴는 티파니 블루 컬러 차이나에 실버 식기류와 함께 서빙된다.

삼수이포에 있는 유명 다이파이동(홍콩식 포장마차) 오이만상의 요리.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에서 백종원이 방문해 유명세를 탄 곳이다. 사진제공|홍콩관광청

▼오이만상(愛文生), 백종원도 반한 홍콩식 포장마차



삼수이포에 있는 오이만상은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홍콩편’ 백종원이 방문해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다. 오이만상은 홍콩식 포장마차라 할 수 있는 다이파이동이다.
2차 세계대전 후 생겨난 다이파이동은 홍콩의 독특한 스트리트 컬쳐로 2016년 옥스퍼드 영어사전에도 올랐다. 현재 공식적으로 홍콩에는 28개의 다이파이동이 남아있는데, 그 중 14개가 삼수이포에 있다. 오이만상은 1956년부터 영업을 해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홍콩 5대 다이파이동 중 하나이다. 백종원이 반했던 마늘 플레이크를 듬뿍 넣은 게 볶음과 쇠고기 간장볶음 등의 요리를 우리 돈 1~2만원 내외에서 즐길 수 있다.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