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런 온’ 10회에서는 또다시 의도치 않은 오해를 겪은 기선겸(임시완)과 오미주(신세경)가 서로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 그려졌다. 미주는 이 답답한 상황을 끝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고백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선뜻 마음을 전하다 전보다 못한 사이가 돼버릴까 두려워 망설이고 있었다.
이번에도 룸메이트 박매이(이봉련)가 힘을 보탰다. 직접 말하는 것 밖에 답이 없다며, 선겸이 집에 두고 간 ‘꿀’이란 자연스러운 핑계를 마련해 준 것. 미주는 떨리는 마음으로 선겸에게 먼저 만나자고 연락했다.
미주의 연락에 선겸은 얼떨떨했다. 다시 얘기할 기회가 생긴 것 같아 기쁘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론 또다시 그녀가 먼저 용기를 내게 만든 것 같아 미안했다. 그래서 미주를 다시 만나자마자 또박또박 자신의 진심을 먼저 꺼냈다. 인연이 이어질수록 관계가 끝나게 될까 두려웠다고 운을 뗀 그는 “나는 오미주씨가 좋아해 줄 때나 의미 있고 소중하죠”라며, 자신의 감정은 같이 있으면 “손잡고 싶고, 안고 싶은 연애 감정”이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자꾸만 새어 나오는 미소를 감추지 못한 미주는 이에 입맞춤으로 응답했다.
반면 화실에서 그림으로 시작된 서단아(최수영)와 이영화(강태오)의 말다툼은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그저 같이 마주 보고 그림 얘기하는 걸 기대했던 영화는 예상 밖으로 흘러가버린 상황과 단아의 거침없는 팩트 폭격에 상처를 받았다. “비즈니스에 엄한 꼴 기대하면, 이 꼴 나는 거야 학생”이라며 자리를 떠났던 단아도 일에 집중하지 못했다.
고대하던 세계 랭킹 1위 골프 여제 기은비(류아벨)의 프로필 사진을 손에 쥐었는데도 기쁘지 않았고, 스스로 기분 좋은 하루였다며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해도 누그러지지 않았다. 결국 단아는 영화 때문에 마음이 불편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왠지 그의 마음을 잘 헤아릴 수 있을 것만 같은 미주 집에 대뜸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은 이유이기도 했다.
누군가에게 공감할 필요도, 딱히 노력하고 싶다는 마음도 없었던 단아는 “공감 능력이 쓰레기”라던 영화의 말이 자꾸 떠올랐다. 남들이 말했으면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한 마디도 그의 입에서 나오니 이상하리만치 마음에 남았다. “마음에 드는 것도 잘 없어, 뭘 잘 마음에 안 들이는” 그녀는 혹시나 평생 미련으로 남아있는 어릴 적 꿈 축구처럼 영화가 마음 한구석을 계속 차지하고 있진 않을까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선겸은 본격적으로 에이전트가 될 준비에 돌입했다. 먼저 단아를 찾아가 “뜨거운 감자, 골칫덩이”가 돼 어느 팀에서도 환영받지 못할 후배 김우식(이정하)의 영입을 권했다. 섣불리 접근할 수 없는 문제라는 답변이 돌아오자, 조심스레 접근해보겠다며 관련 서적을 찾아보기도 했다.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건 우식의 마음이었다.
선겸의 설득에 소속팀을 찾아갔지만, 감독에게서 “한 번만 참지 그랬냐”라는 말만 들었고, 포기한 마음이 또 흔들릴까 선겸을 보자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러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고, 예전만큼의 기량을 펼치지 못할 거라는 불안감에 뛰지 못하겠다며 울먹였다. 선겸은 “오늘은 일단 일어나는 것부터 해볼까?”라며 손을 내밀었다.
사진=‘런 온’ 방송 영상 캡처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