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자이언츠·신동빈 회장, 모두가 원한 하나의 목표 ‘V3’

입력 2021-02-0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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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선수와 구단, 그리고 모기업 모두 하나의 목표에만 시선을 고정했다. 약간의 진통이 있었지만 우승이라는 대전제 앞에서 서로의 입장을 좁혔다. 이대호(39)와 롯데 자이언츠의 재계약에는 3번째 우승을 바라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6)의 강한 의지가 투영됐다.


롯데와 이대호는 29일 2년 최대 26억 원(계약금·연봉 각 8억 원, 우승 옵션 매년 1억 원)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완료했다. 이승엽, 박용택 등 전설들이 그랬듯 이대호도 자신의 커리어 종착점을 정해둔 채 남은 2년을 불사를 계획이다. 이로써 이대호는 2001년 롯데에 입단한 뒤 5년(2012~2016년)의 해외진출기간을 제외한 17년 동안 같은 유니폼을 입고 선수생활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계약 성사가 쉽지만은 않았다. 양측의 협상 테이블이 1월에서야 본격적으로 차려졌기 때문이다. 당초 구단이 설정한 최고액과 이대호 측이 바라는 금액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일각에선 이대호가 2월 1일 스프링캠프 시작부터 함께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캠프 지각 합류는 양측 모두에게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교착 중이던 협상의 실타래는 모기업의 통 큰 결정으로 순식간에 풀어졌다. 롯데 관계자는 31일 “모기업에서 이대호와 아름다운 마무리를 바랐다. 이를 위해 강력히 지원해주셨다”고 전했다. 신동빈 회장은 자이언츠를 단순히 홍보를 위한 수단쯤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 야구장을 직접 찾지는 않고 있지만, 크고 작은 구단 이슈에 대해 꾸준히 보고받는 등 관심은 여전하다는 후문이다. 롯데 관계자는 계약을 마친 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계약을 마무리하겠다는 이석환 대표이사의 의지, 그리고 롯데지주의 도움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롯데지주는 자이언츠 지분 95%를 보유하고 있다.


결국 창단 3번째 우승을 함께 일구겠다는 모두의 의지가 투영된 결과다. 이대호 측에서 먼저 우승 옵션을 제시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계약기간 내 우승할 경우 이대호는 수령액 1억 원을 전부 지역 불우이웃에게 기부할 계획이다. 이대호는 “2년 내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뒤 현역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라며 “우승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하겠다. 후배들을 위해 내가 가진 노하우를 모두 전해주고 싶다. 감독님, 단장님을 도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계약기간 내 부상이 없다면 이대호는 2000경기(-285경기), 2000안타(-100안타), 1000득점(-120득점) 등 각종 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 기록보다는 롯데의 ‘V3’를 가장 원한다. 다만 이대호가 남은 기록을 빠르게 달성할수록 롯데의 우승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대호와 롯데가 채울 남은 2년에 눈길이 쏠린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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