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인터뷰] 롯데 2루 동반자…“고맙다”는 선배, 후배는 “제가 많이 배워”

입력 2021-02-07 1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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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안치홍(왼쪽)-오윤석. 스포츠동아DB

지난 시즌 종료 후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 회식일. 안치홍(31)은 오윤석(29)에게 다가가 “고맙다”는 말을 꺼냈다. 지난해 2+2년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안치홍은 부상 탓에 제 기량을 맘껏 펼치지 못했다. 124경기에서 타율 0.286, 8홈런. 제 역할은 해냈지만 스스로의 성에 차지 않았다. 자연히 자신의 공백을 최소화해준 오윤석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오윤석은 지난해 63경기에서 타율 0.298, 4홈런, 3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1을 기록했다. 데뷔 이래 가장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긴 시즌이었다. 히트 포 더 사이클까지 기록하는 등 많은 스포트라이트까지 받았다. 안치홍의 부상 공백 속에서 오윤석까지 고전했다면 롯데 내야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을 터. 안치홍이 후배에게 고마움을 전한 이유다.

선배를 ‘롤 모델’로 삼았던 후배 입장에서는 감격할 수밖에 없었다. 오윤석은 “(안)치홍이 형이 KIA 타이거즈에 있을 때부터 영상을 찾아보며 연구도 많이 했다. 오히려 내가 많이 배운다. 그렇게 훌륭한 커리어를 가진 선배가 먼저 이야기해주셔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좁게 보면 포지션 경쟁자이지만, 결국 동반자다. 평소에도 살뜰히 주위를 챙기는 안치홍, 오윤석이기에 가능했던 에피소드다. 안치홍의 주문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네가 정말 열심히 운동하는 걸 옆에서 봤는데, 그 결실을 맺은 것 같아서 좋다. 비시즌에도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연락달라”고 했고, 오윤석도 ‘안치홍 찬스’를 적극 활용했다.

“변화구 대처를 위한 타격훈련이 궁금했다. 치홍이 형은 ‘어떤 느낌으로 치면 좋겠다’고 조언해줬다. 또 ‘너무 완벽해지려고 하면 안 된다. 6할을 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해주신 것도 도움이 됐다.” 오윤석의 이야기다.

가능성을 보였지만 여전히 도전자의 입장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자신의 자리는 정해지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오윤석은 “내 상황이 달라진 건 없다. 일단 개막 엔트리에 드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지난해처럼 띄엄띄엄 있기보단, 끝까지 1군에 있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대호의 ‘우승 옵션’으로 불이 붙은 롯데 선수단의 ‘V3’ 의지는 오윤석도 마찬가지였다. 우승에 대한 생각을 묻자 “지금도 소름이 돋는다. 아마추어 때부터 한번도 우승을 못했다. 감독님, 선배들 모두 어느 때보다 강하게 목표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무 야구단에서 함께 했던 노진혁(NC 다이노스) 이야기를 꺼냈다. 노진혁은 2017년 9월 상무에서 전역한 직후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됐고,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데일리MVP까지 받았다. 노진혁은 당시 오윤석에게 “큰 경기를 치르니 느끼는 게 많고 좋다”는 말을 건넸다. 오윤석도 그러한 성장을 꿈꾸고 있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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