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훈 아쉬운 1타 차 준우승·켑카 통산 8승 달성

입력 2021-02-08 10: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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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앞선 조의 브룩스 켑카(미국)가 최종합계 19언더파로 경기를 먼저 마쳤을 때, 이경훈(30)의 마지막 18번(파4) 홀 티샷은 러프에 떨어진 상태였다. 켑카에 한 타 뒤진 이경훈이 버디를 하면 우승 경쟁을 위해 연장 승부가 펼쳐질 수도 있는 상황. 러프에서 친 이경훈의 세컨 샷은 홀컵에서 10.5m 떨어진 곳에 멈췄다. 그리고 신중하게 시도한 버디퍼트. 온 정성을 다들인 이경훈의 퍼트는 그러나 아쉽게 홀컵 왼쪽을 살짝 지나쳤다. 결국 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 첫 승을 노렸던 이경훈(30)의 간절한 바람이 마지막 순간 아쉽게 무산됐다. 그러나 공동 2위란 개인 최고 성적은 위안을 삼기에 충분했다. 이경훈은 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스코츠데일(파71)에서 열린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총상금 730만 달러·81억4000만 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며 68타를 기록, 합계 18언더파 266타로 잰더 쇼플리(미국)와 공동 2위에 올랐다. 2019년 후반 무릎 부상 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켑카는 부상 직전인 2019년 7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페덱스 세인트주드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1년 6개월 만에 통산 8승 고지에 오르며 상금 141만4000달러(14억7000만 원)를 품에 안았다. 4라운드에서만 이글 2방 등으로 6타를 줄이며 짜릿한 1타 차 역전 우승 기쁨을 누렸다.

2018~2019시즌 PGA 데뷔 이후 2019년 4월 취리히 클래식 공동 3위가 개인 최고 성적이었던 이경훈이 이번 시즌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은 지난 달 열린 소니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19위. 앞서 출전한 이번 시즌 12개 대회 중 6개 대회에서 컷 탈락하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터라 이번 분전은 더 의미가 있었다.

3라운드까지 사흘 내내 66타를 기록하며 선두에 3타 뒤진 15언더파 공동 3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은 이경훈은 2번(파4) 홀에서 버디를 잡아 본격적인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후 파 행진을 계속하다 11번(파4) 홀에서 보기로 주춤했지만 13번(파5) 홀 버디에 이어 15번(파5) 홀에서도 4m 버디퍼트를 성공시켜 켑카와 17언더파 공동 선두까지 뛰어올랐다. 둘의 운명이 갈린 건 17번 홀. 3번(파5) 홀에서 이날 첫 이글을 기록한 뒤 13번~14번(파4)~15번 홀에서 3연속 버디에 성공했던 켑카는 305m 짧은 파4 홀인 17번 홀에서 약 30m 거리의 세컨샷을 그대로 홀컵에 떨구며 이날 두 번째 이글을 잡아 2타 차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뒷조의 이경훈은 17번 홀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18번 홀에서 이를 만회하지 못했고, 1타 차 단독 2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챔피언조의 쇼플리가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공동 2위가 됐고, 이경훈과 쇼플리는 똑같이 준우승 상금 64만9700달러(7억3000만 원)씩을 챙겼다.

이경훈은 “아쉬움도 남지만, 너무 잘한 한 주 같아서 지금 매우 기쁘다”고 준우승 소감을 밝힌 뒤 “이렇게 우승에 근접할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 했는데, 마지막 날 경기를 하면서 좀 떨리고 한편 긴장도 많이 했다. 재미있고 흥분되는 경험이었다. 만약 다음에도 비슷한 기회가 온다면, 다음에는 꼭 기회를 잡아 우승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종라운드에서 6타를 줄인 임성재(23)는 12언더파 공동 17위로 대회를 마쳤고, 김시우(26)는 7언더파 공동 50위, 안병훈(30)은 6언더파 공동 53위에 머물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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