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리포트] “청소해주시는 분들까지…” 부산의 열정, 롯데 든든한 믿을 구석

입력 2021-03-02 11: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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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하기 전, 부산 사직구장을 가득 채운 롯데 팬.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는 스프링캠프 초반부인 2월 한 달 간 롯데호텔 부산점에서 합숙했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훈련을 진행했기 때문에 출퇴근도 얼마든지 가능했다. 하지만 ‘캡틴’ 전준우가 구단에 합숙을 요청했다. 선수단이 루틴을 형성하고 야구에만 집중하게 해달라는 이유였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호텔 생활에서도 부산 팬들의 뜨거운 열정을 느꼈다. 2월 28일 체크아웃을 마친 허 감독은 “개인적으로도 롯데호텔 부산점을 이용한 건 처음이었다. 한 달 간 정말 편했다. 호텔 측에서 마음을 써주는 게 느껴졌다. 선수단의 만족도도 높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모든 직원분들이 부산 야구, 롯데의 팬이었다. 올해 우리가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정말 느껴졌다. 프런트 직원부터 청소해주시는 분들까지 모두가 그랬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동안은 자는 것, 먹는 것에 신경 쓸 게 하나도 없었다. 이제 다시 배달 애플리케이션으로 음식을 종종 시켜먹어야 할 것 같다”는 너스레도 더했다.

부산 팬들의 야구 사랑이야 더 말할 필요도 없다. 1992년 이후 우승이 없지만 롯데가 야구만 잘하면 행복하다고 입을 모은다. 짧은 연승만 달려도 사직구장 예매 현황이 달라질 정도니 부산 팬들에게 야구는 일상이다.

우승에 대한 팬들의 갈망은 곧 선수들의 미안함과 비례한다. 때문에 선수들은 팬들의 사랑에 보답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로 롯데에 합류한 안치홍은 “지난해 부진해 팬들에게 너무 죄송스럽다. 하지만 낯선 선수인 내가 부진해도 팬들이 뜨겁게 사랑해주시는 게 느껴졌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러한 생각은 막내급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신용수는 “2019년 1군 첫 시즌에는 내가 봐도 고전했다. 팬들의 화난 목소리가 그라운드에도 들렸다. 하지만 나였어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내가 봐도 답답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팬들의 칭찬이나 비판 모두 프로이기 때문에 당연히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오히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올해는 팬들에게 신용수가 어떤 선수인지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사직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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