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백신 위탁생산 SK바이오사이언스…5조 몸값 ‘대어’가 온다

입력 2021-03-07 16: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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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대표

올해 IPO(기업공개)의 첫 대어로 꼽히는 바이오 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가 드디어 이번 주에 청약을 진행한다.


기대를 한 몸에 받는 테마답게 4일과 5일 진행한 수요예측부터 뜨거운 열기를 보여 지난해 SK바이오팜에 이은 또 한번의 흥행 성공을 점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변동성이 커진 최근 증시 상황과 고평가된 공모가의 부담 때문에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수요예측 최대 1000 대 1
최종 수요예측 결과는 8일 공시에서 발표하지만,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일단 이틀간의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싱가포르투자청(GIC), 노르웨이뱅크 등 해외기관까지 참여하면서 4일 하루에만 400여 건의 기관 청약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예상하는 수요예측 경쟁률은 1000 대 1에 육박한다. 지난해 상장 흥행에 성공해 비교대상인 SK바이오팜의 경쟁률(836 대 1) 보다 높은 수치다. 상당수 기관이 희망 공모가 밴드 4만9000원~6만5000원 상단을 넘는 금액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기대가 높은 것은 백신사업에 대한 잠재력을 기관투자가들이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 올 초에는 미국 워싱턴 대학교 등과 컨소시엄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에 들어간다. 연구개발과 별도로 경북 안동에 자체 생산시설도 보유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위탁생산을 함께 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실적도 2019년 매출 1839억, 영업이익 228억, 당기순이익 147억 원을 기록했다. SK바이오팜이 같은 해 영업손실 793억 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되는 성적이다.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인 6만5000원을 기준으로 할 때 SK바이오사이언스의 IPO의 규모는 1조4917억 원에 달하고, 상장 이후 기업가치는 4조9725억 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변동성 높아진 증시에 신중론도
하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의 IPO에 대한 예측이 낙관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SK바이오팜이 흥행에 성공했던 지난해와 올해 증시 상황이 크게 다르다는 점을 들어 신중론을 펼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지난해에는 증시가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상승세에 불이 붙은 시기였지만, 지금은 미국 국채 금리 등 각종 변수로 인해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공모가의 과도한 고평가도 시장에서 불안해하는 요소다. 투자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현재 예상되는 높은 공모가 수준이라면 상장 뒤 사실상 ‘따상상(공모가 2배+이틀 연속 상한가)’은 기록해야 수익권에 들어온다. 대장주격인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비롯한 바이오 테마들이 요즘 다소 부진한 점도 상장 이후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수요예측 최종 결과를 8일 공시한 뒤, 9일과 10일 일반 투자자 대상의 청약을 진행한다. 전체 공모주는 2295만주이며 이 중 25~30%인 573만7500~688만5000주를 개인에게 배정한다. 정확한 물량은 수요예측에 따라 결정된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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