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윌리엄스 감독. 스포츠동아DB
묘하게도 KIA 5선발 후보들은 대부분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다. 장현식(26), 이승재(21), 이의리(19) 등은 시범경기 전부터 이미 150㎞에 육박하는 공을 던지고 있다. ‘파이어볼러’의 타이틀을 따내기 충분한 투수들이다.
‘150’이라는 숫자는 국내 투수들의 빠른 공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쓰인지 오래다. 이에 육박하는 공을 던지는 투수는 ‘강속구’ 타이틀을 받는 데 큰 무리가 없다.
그런데 KIA는 물론 올해 국내 투수들 중에서는 꽤 다수가 이 기준선의 위도 바라보고 있다. 특히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2), 장재영(19) 같은 경우 이미 153㎞를 넘기기도 했다.
상향 조짐을 보이고 있는 국내투수 강속구의 기준선. 메이저리그에 이어 KBO리그도 경험하고 있는 윌리엄스 감독의 눈에는 어떻게 보이고 있을까.
윌리엄스 감독은 10일 “리그별로 상대적인 차이는 분명 있다. 미국의 경우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까지 정말 많은 선수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93마일(약 149㎞)을 던지는 투수가 강속구를 던진다고 볼 수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 야구에서는 95마일(약 153㎞) 이상은 던져야 조금 빠르다 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은 160㎞ 이상을 던지는 투수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자신의 현역 시절 경험을 전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이자 각종 타격지표를 휩쓸었던 그에게도 유독 공이 빠르게 느껴지는 투수들이 있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내가 뛰었던 나이대별로 생각을 해봐야 하는데, 정말 어렸을 때는 놀란 라이언의 공이 상당히 빠르게 느껴졌다. 당시 94마일 정도를 던졌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볼이 굉장히 힘 있게 왔다”고 밝혔다.
조금은 다른 의미로 공이 빠르게 느껴지는 투수도 있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나를 타석에서 항상 긴장하게 만드는 투수는 신시내티 레즈의 롭 디블이었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였는데, 릴리스 포인트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날엔 공이 머리 쪽으로 많이 날아 왔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대전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