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모터스포츠가 뜬다! 레이싱 게임, 정식 모터스포츠 종목 지정

입력 2021-03-14 14: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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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자동차경주협회 올 시즌부터 대회 및 선수 기록 공인 착수
디지털 모터스포츠 확장은 세계적 추세, 국가대표 선발도 추진
키보드와 마우스가 아니라 실제 드라이빙과 거의 유사한 드라이빙 스킬을 구사해야하는 시뮬레이션 장비를 이용한 자동차 레이싱 게임이 정식 스포츠 경기 종목으로 인정받게 됐다.

대한자동차경주협회(KARA, 손관수 협회장)는 최근 내놓은 ‘디지털 모터스포츠 가이드라인’을 통해 관련 대회 공인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현재 국내에서 열리고 있는 e슈퍼레이스, 현대N e페스티벌 등 심 레이싱(Sim Racing) 시뮬레이션 경기 및 참가 선수의 기록이 공인되고, 선수와 대회는 모터스포츠 주관단체의 지원과 보호를 받게 됐다.

대한자동차경주협회에서는 공인 효과로 인해 올해 3~4개의 새로운 시리즈 대회가 추가로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e슈퍼레이스’ 초대 챔프 김규민, 현실 대회서도 우승

국내에서 e모터스포츠는 CJ슈퍼레이스가 2020년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막전을 심 레이싱으로 치르면서 시작됐다.

심 레이싱이란 실제 자동차의 움직임과 흡사한 물리 엔진을 적용해, 자동차를 실제로 운전하는 수준의 디테일을 구현한 게임 소프트웨어를 의미한다.

CJ슈퍼레이스 출전 선수들이 실제로 비시즌에 개인훈련을 위해 활용하기도 하는 시뮬레이션 레이스 게임인 ‘아세토 코르사’를 통해 진행됐는데, 모터스포츠 팬들에게 기대 이상의 인기를 얻었다. 디지털 모터스포츠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슈퍼레이스측은 지난해 말 모터스포츠 e스포츠 리그인 ‘e슈퍼레이스 시리즈(총 10라운드)’를 공식 출범했고, 언텍트 시대를 맞아 침체된 모터스포츠의 인기를 이어갈 유일한 돌파구임을 확인하며 성황리에 시즌을 마쳤다.

특히 ‘e슈퍼레이스’ 초대 챔프인 온라인 레이서 김규민(19)은 지난해 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 4월에 운전면허를 딴 후 7월에 첫 출전한 국내 최대 모터스포츠 대회 ‘2020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레디컬컵 코리아 2라운드 결승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모두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초등학교 시절 온라인 레이스에 입문해 온라인 레이스에서는 오랜 경력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 세계의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능력이 발휘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이처럼 디지털 모터스포츠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유일한 e스포츠이자, 많은 아마추어들의 도전 정신을 일깨워주는 종목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WRC(월드랠리챔피언십)에서 제조사 부문 첫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모터스포츠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도 지난해 처음으로 ‘현대 N e-페스티벌’을 개최하며 디지털 모터스포츠 세계에 뛰어들었다. 역시 PC 기반의 레이싱 시뮬레이션 게임인 ‘아세토 코르사’를 통해 진행되며, 세계 최정상급 투어링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벨로스터 N TCR’ 차량의 성능 및 사운드를 현실적으로 구현해 참가자들이 현대차의 고성능 기술력을 마음껏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 디지털 모터스포츠 국가대표 선발도 추진




디지털 모터스포츠는 글로벌 모터스포츠 시장에서 코로나 팬데믹과 맞물려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국제자동차연맹(FIA)은 2019년부터 디지털 모터스포츠 대회를 직접 개최하고 있으며 FIA 산하 70여 회원국가의 모터스포츠 단체가 심 레이싱을 모터스포츠 저변 확대의 핵심 프로그램으로 활용하고 있다. FIA는 특히 올해 초 국제디지털모터스포츠 위원회(FIA, Digital Motor Sport Commission)를 발족시키며 시뮬레이션 레이싱 육성 의지를 드러냈다.
대한자동차경주협회도 10개 국가가 대표로 선별된 국제디지털모터스포츠 위원회에 양돈규 이사를 정식 위원으로 참여시켜 국제무대에서의 영향력을 확보했다. FIA로부터 디지털 종목 육성 지원 기금을 확보하는 등 구체적 성과도 얻어냈다.

대한자동차경주협회는 FIA가 주최하는 ‘FIA 모터스포츠 게임’ 디지털 종목 및 FIA 온라인 챔피언십에 참가할 대한민국 국가 대표 선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협회 관계자는 “디지털 모터스포츠는 규정을 지키며 공정한 조건에서 기록을 겨룬다는 점에서 실제 자동차경기와 스포츠맨십의 본질을 공유하고 있다”며 “연령과 공간의 장벽을 허무는 온라인 경기만의 장점을 모터스포츠 대중화에 활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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