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배다해 스토킹범 징역 2년→‘질질질’ 끌려나가

입력 2021-03-17 1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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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배다해 스토킹범 징역 2년 선고
스토킹범 A 씨, 알 수 없는 말로 소란·항의
교도관에 ‘질질질’ 끌려나가…1심 마무리
뮤지컬 배우 겸 가수 배다해를 스토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A(29) 씨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형사1단독(부장판사 노유경)은 17일 진행된 선고 공판에서 정보통신망법 위반,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수년간 범행으로 피해자(배다해)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한 피고인 범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한다. 한 사람의 인격과 일상을 무너뜨리는 스토킹은 죄책이 무겁다”며 “유명인인 피해자(배다해)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는 등 무력감 속에 지냈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다. 피해자가 겪었을 고통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 씨는 선고 직후 이해하지 못할 말을 늘어놓으며 판결에 불만을 드러냈다. A 씨는 재판장을 향해 “네이버 클라우드 때문에 이러는 거냐. 공소 사실도 못 들었다”고 따졌다.

재판장은 “선고 끝났다. 변호사와 상의 후 항소장 제출하라”고 했다. A 씨는 “경찰에서 전화 왔을 때 댓글 이야기는 없었다”고 반복적으로 따졌다. 결국 A 씨는 교도관들에 의해 법정에서 끌려나갔다.

A 씨는 최근 2년간 24개 ID(아이디)를 이용해 온라인상에서 배다해에 대한 수백 개의 악성 댓글을 게시하고, 서울과 지역 공연장에 찾아와 소란을 피우는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A 씨가 배다해에게 처음으로 댓글을 남긴 시기는 4년 전쯤이다. 응원의 내용이던 댓글은 2년 전부터 모욕·협박으로 바뀌었다. A 씨는 고양이를 키우는 배다해에게 설치류의 한 종류인 햄스터를 선물하고 싶다고 연락했다가 답을 받지 못하자 배다해 고양이가 햄스터를 잡아먹는 만화를 그려 전달하기도 했다고.

더욱 충격적인 것은 A 씨 발언이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런 행동이 범죄가 되는지 몰랐다”고 진술했으면서, 정작 배다해에게 “벌금형으로 끝날 것이다”, “합의금 1000만 원이면 되겠냐” 등 조롱하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 씨에 대해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고, 재판부는 이날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런 가운데 배다해는 지난해 11월 인스타그램 계정에 “오랜시간 바보같이 참고 또 참아왔던 스토커 악플러에 대한 충분한 증거수집 후 이제야 고소 진행 완료했다. 최근 뮤지컬과 연극 공연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찾아와 접촉을 시도하며 상습적 협박를 일삼고 지방 공연장 숙소까지 알아내 찾아오곤 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변호사와 증거를 모으는 동안 신변 보호 요청을 하고 신고를 해도 스토커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가 없다는 현실을 깨닫고는 ‘내가 죽어야 이 고통이 끝날까’라는 생각에 절망했던 적도 많았다. 하지만 다시 힘을 내어 담대하고 당당하게 대응하려고 한다. 한 이상한 사람의 잘못된 행위로 소중한 내 삶이 고통 속으로 빠져드는 일은 더는 용납하지 않기로 용기를 내고 있다. 다시는 나처럼 스토킹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내가 끝까지 힘을 낼 수 있도록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한다”고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 다음은 배다해 SNS 심경 전문


오랜시간 바보같이 참고 또 참아왔던 스토커 악플러에 대한 충분한 증거수집 후 이제야 고소진행 완료 하였습니다. 최근 뮤지컬과 연극 공연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찾아와 접촉을 시도하며 상습적 협박을 일삼고 지방 공연장 숙소까지 알아내 찾아오곤 했습니다. 변호사님과 증거를 모으는 동안 신변 보호 요청을 하고 신고를 해도 스토커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가 없다는 현실을 깨닫고는 제가 죽어야 이 고통이 끝날까라는 생각에 절망했던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다시 힘을 내어 담대하고 당당하게 대응하려고 합니다. 한 이상한 사람의 잘못된 행위로 소중한 제 삶이 고통속으로 빠져드는 일은 더는 용납하지 않기로 용기를 내고 있습니다. 다시는 저처럼 스토킹으로 고통 받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끝까지 힘을 낼 수 있도록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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