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인터뷰] 11아웃 중 8K…‘닥터 K’ 한화 카펜터, “볼넷 허용 극도로 싫어”

입력 2021-03-21 16:4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화 카펜터. 스포츠동아DB

미국과 대만에서 탈삼진 능력만큼은 확실히 증명했다. ‘닥터K’의 면모만 그대로 보여준다면 KBO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올해 KBO리그 첫 공식경기인 시범경기 개막전에 라이언 카펜터(31·한화 이글스)가 자신의 강점을 100% 뽐내며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카펜터는 21일 대전 LG 트윈스와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3.2이닝 1안타 2볼넷 8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64개. 포심 패스트볼(26구) 최고구속은 147㎞까지 찍혔다. 강판 후에는 덕아웃이 아닌 홈 불펜으로 이동해 6구를 더 던졌다. 당초 예정된 70구를 채우기 위해서였다.


카펜터는 2018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메이저리그(ML)에 데뷔했다. 비록 ML에서는 족적을 남기지 못하며 2시즌 등록에 그쳤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경쟁력이 충분했다. 트리플A 4시즌 동안 평균자책점(ERA)은 5.17이었지만 9이닝당 탈삼진은 정확히 9.0을 찍었다. 반면 9이닝당 볼넷은 2.4개에 불과해 제구도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대만프로야구(CPBL) 라쿠텐 몽키스에서 뛸 때 삼진/볼넷 비율은 4.55에 달했다. 1루쪽 투구판을 밟고 축발과 디딤발이 엇갈리게 던지는 크로스 스탠스를 유형이라 과거 LG에서 뛰었던 벤자민 주키치를 연상하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첫 공식경기에서도 강점은 완벽히 발휘됐다. 64구 중 스트라이크는 36개(56.3%)에 불과했다. 풀카운트 승부가 많았지만 좌타자 상대로 흘러가는 슬라이더를 던져 배트를 이끌어냈다. 우타자 상대로도 슬라이더를 몸쪽으로 바짝 붙이며 헛스윙을 유도하는 등 주무기답게 활용했다. 우타자에게도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며 크게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9탈삼진 중 좌타자가 4개, 우타자가 5개를 빼앗겼다.


경기 후 카펜터는 “전반적으로 좋은 경기였다. 다만 불리한 카운트 승부가 많았다. 볼이 내 생각보다 많았다. 원래 스타일대로면 지금보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아야 한다”고 돌아봤다. 이어 “삼진/볼넷 비율이 좋은 게 강점이긴 하지만 땅볼이나 뜬공을 유도하는 상황도 많을 것이다. 다만 볼넷으로 타자에게 공짜 출루를 허용하는 게 극도로 싫다. 싸워서 차라리 안타를 맞을지언정 볼넷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2월 1일 합류했으니 어느새 두 달 가까이 지났다. 카펜터가 느낀 한화의 첫 인상은 ‘케미스트리’였다. 카펜터는 “선수들끼리는 물론 선수와 코칭스태프 사이 호흡도 좋다. 새로운 걸 시도할 때도 코칭스태프가 설명을 잘해줘 이해시켜준다. 그 과정 속에서 신뢰가 형성됐다. 그걸 바탕으로 시즌 이어나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전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