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연 “전남편 전노민과 재회, 별 거 없었죠”
김보연 “수영복 신 큰 호응, 시대 변화 느껴”
“이런 역할에 60대 배우를 어느 작가가 써주겠어요. 임성한 작가님이라 과감하게 써주신 거죠”김보연 “수영복 신 큰 호응, 시대 변화 느껴”
배우 김보연이 데뷔 47년 만에 제대로 전환점을 맞았다. ‘막장 대모’ 임성한 작가의 복귀작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김보연의 연기 열정에 불을 지폈다.
최근 TV조선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 (이하 결사곡)이 종영했다.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 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다. 불행이란 남편의 외도를 말한다.
김보연은 극중 신기림(노주현 분)의 어린 아내이자 신유신(이태곤 분)의 계모 김동미 역을 맡았다. 김동미는 신분 상승을 위해 동생 같이 따르던 신유신의 아버지 노주현과 결혼한 인물로 장성한 양아들에게 이성적인 마음을 품는 캐릭터다.
“이 나이에 그런 역할을 맡는 게 쉽지 않은데 대본을 잘 써주신 임성한 작가님께 너무 감사해요. 함께 호흡을 맞춰준 노주현 선배님께도 너무 고마워요. 이번 작품을 통해서 연기 열정이 많이 생겼어요. 그동안 열정이 많이 죽어있었거든요”
‘결사곡’ 인물 소개에 따르면 김동미는 ‘뒷모습만 보면 30대처럼 보이는 뛰어난 자기관리와 생기발랄함을 지닌’ 사람이다. 실제로 김보연은 끊임없는 연구와 고민으로 김동미를 자연스럽게 ‘결사곡’에 녹여냈다.
“김동미에 진심을 담아서 연기를 하면 밉상이 될 수도 있었을 거예요. 악역이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으로 연기했죠. 21살에 시집와서 유신이가 멋진 남자로 성장하는 걸 보고 이성으로 느낄 수 있겠다고 싶었어요. 더럽게 보이지 않게 순수한 눈으로 바라보려고 했죠.
처음부터 힘을 주고 쇠처럼 강하게 나갔으면 지금과 같은 호응을 못 받았을 거 같아요. 다행히 제 예상이 잘 적중했어요. 요즘 세상은 많이 변했어요. 21살의 어린 동미가 20살 차이나는 신기림 원장과 결혼이라니. 예전에는 방송도 안 됐을 내용이죠. 동미 역에 반응이 뜨거운 걸 보니 시즌2에서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신유신은 아내 사피영(박주미 분)도, 새엄마 김동미도 아닌 더 어린 무명의 패션모델 아미(송지인 분)과 외도에 빠진다. 동미는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동미는 시즌1에서는 모르는 상태였죠. 안다면 가만 안 둘 거 같아요. 그래서 시즌2가 더 흥미로울 거 같아요. 내용을 저도 아직 모르거든요”
‘결사곡’ 속에는 3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종류의 외도가 등장한다. 김보연은 가장 이해가 가지 않은 인물로 신유신을 꼽았다.
“‘결사곡’ 속 내용이 요즘에는 막장이 아니라 실제 있는 일이에요. 제 주변엔 가정적인 남편이 밖에 여자가 있어서 이혼한 부부도 있어요. 신유신 같은 인물이 진짜 나빠요. 못되게라도 했으면 그러려니 했겠지만 완벽한 아빠, 남편인데 외도를 하다니 그게 제일 나빠요”
연기 경력 47년차인 김보연은 김동미 역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올해로 만 64세인 김보연은 탄탄한 연기내공은 물론 남다른 미모와 몸매로 화제의 중심이 됐다. 특히 아들 신유신에게 이성적인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 수영복을 입고 수영장에 등장한 장면은 가장 큰 이슈가 됐다.
“예전 같으면 60대가 수영복입고 방송에 나오면 ‘노망났나’ 소리를 들었을 거예요(웃음). 요즘은 주변에서 ‘어떻게 관리했길래 저 나이에 저런 모습이 나오지?’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평소 관리는 운동을 꾸준히 해왔어요. 예뻐지려고 운동하는 게 아니라 살찌는 걸 원하지 않아서요. 수영복 신이 있다고 해서 운동 욕심이 더 생겼죠. 시청자 반응을 통해서 더 많이 배웠어요. 관리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김보연은 ‘결사곡’을 통해 전남편 전노민과 재회했다. 이혼을 다루는 작품에 전남편과의 동반 출연. 어떻게 결정하게 됐을까.
“제작진이 전노민 씨의 출연 소식을 전해줬어요. 괜찮냐고 물어봤죠. 서로 선후배 사이로 지낸지 오래 됐고 극중 부딪히는 장면도 없었어요. 그래서 해도 상관없다고 했죠. 오랜만에 한번 촬영을 같이 했어요. 간단하게 서로 인사하고 촬영을 마무리했죠. 별거 없었어요. (전남편과의 관계에 대해) 아직까지 배우니까 관심을 주시는 구나 싶어서 행동을 조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김보연 인생에 전환점이 된 ‘결사곡’. 이를 기점으로 김보연에게 작은 욕심이 생겼다.
“더 나이가 먹기 전에 기회가 된다면 로맨스도 하고 싶어요. 외국엔 중견 로맨스가 많아요. 한국도 시대가 변했으니까 중년의 로맨스가 훨씬 더 재밌게 나올 수 있을 거 같아요. 임성한 선생님 같은 작가 분들이 써주셨으면 좋겠네요(웃음)”
‘결사곡’ 시즌1을 통해 파격 연기 변신을 선보인 김보연.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모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너무 예뻐해 주셔서 감사해요. 시즌2에도 흥미진진한 사건들이 터질 거 같아요. 끝까지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특히 저를 이뻐해주세요”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