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로 투자 공략”. 너도나도 ‘올인’

입력 2021-03-21 17: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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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재계서 부는 ‘ESG 경영’ 열풍 이유는?
환경·사회영향·투명경영 등 중시
세계 ESG투자 규모 8년 새 3배 증가
대기업, ESG위원회·채권 발행 등 가속화
‘착한기업’ 소비하는 MZ세대 영향도
최근 재계를 중심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바람이 불고 있다.

ESG는 기업 경영이나 투자 시 재무적 지표를 넘어 환경과 사회 영향, 투명경영 등 비재무적 성과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기존 사회공헌과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지속가능경영이 확대 발전된 개념이다.

주요 대기업, ESG위원회 설립·채권 발행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ESG위원회 설립, ESG 채권 발행 등의 방식으로 ESG 경영을 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사회 내 ‘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 운영하는 데 더해 기존 지속가능경영 사무국을 최고경영자(CEO) 직속 지속가능경영 추진센터로 격상했다. 또 전사 차원의 협의기구인 ‘지속가능경영협의회’를 최고재무책임자(CFO) 주관으로 격상해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지속가능경영을 우선순위로 반영하기로 했다.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도 기존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개편해 ESG 정책과 계획, 주요 활동 등을 심의·의결하는 권한을 갖게 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각각 4000억 원, 3000억 원 규모의 ESG 채권도 발행했다.

SK는 수펙스추구협의회가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하고 기존 에너지·화학위원회 대신 환경 관련 의제를 다룰 환경사업위원회를 만들었다. LG와 상장 계열사들도 올해 이사회 내 ESG 경영의 최고 심의 기구인 ESG 위원회를 신설한다. 위원회는 환경·안전, CSR, 고객가치 등 주요 정책을 심의해 이사회에 보고한다.

롯데는 2016년부터 환경과 공정거래, 사회공헌, 동반성장 등 ESG 항목을 임원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또 그룹 차원의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한편 자산 1조 원 이상 계열사에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했다.


투자 유치 위해 ESG경영에 올인

그렇다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이처럼 ESG경영을 강화하는 이유는 뭘까. 투자 유치 여부가 1순위다. ESG가 투자자가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주요 요인으로 자리 잡으면서 ESG 점수가 낮으면 투자 받기 어려운 세상이 됐기 때문이다.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전 세계 ESG 투자자산 규모는 2012년 13조3000억 달러(1경5029조 원)에서 2020년 40조5000억 달러(4경5765조 원)로 8년 새 3배 넘게 증가했다. 국내에서도 국민연금이 2022년까지 전체 자산의 50%를 ESG 기업에 투자한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ESG 투자가 늘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도 ESG 기반 투자원칙을 세우고 ESG에 기반한 주주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블랙록이 대표적으로 지난해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시 최우선순위로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을 지목하고, 수익의 25% 이상이 석탄에서 발생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 중단을 선언했다. 또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SASB)와 기후재무정보공개TF(TCTF) 권고사항에 따른 보고서를 제공하지 않는 경영진에 반대 투표하겠다고 언급했다. 스웨덴 볼보의 ESG 공시 미비를 이유로 이사회 의장 연임을 반대한 것이 대표 사례다.

가치소비 중시, MZ세대 영향도

일각에서는 가치소비를 중시 여기는 2030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합성어)가 주요 소비계층으로 자리 잡은 영향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들의 소비트렌드는 일명 ‘미닝아웃’으로 대표된다. 신념을 뜻하는 ‘미닝(Meaning)’과 ‘벽장 속에서 나오다’라는 뜻의 커밍아웃(Comingout)을 결합한 신조어로 사회와 환경 등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 소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가치가 있다면 가격이 비싸더라도 기꺼이 소비하는 이들을 겨냥해 기업 입장에서는 다소 비용을 들이더라도 ESG경영에 신경 써 ‘착한기업’으로 인식되고자 하는 장기적 전략이 깔려있는 것이다.

배상근 전경련 전무는 “현재 ESG경영 관련 국제표준이 만들어지는 과정 중에 있다. 이중 지표화 하기 좋고 관심도가 높은 환경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했다. 또 “ESG 활동이 드러나도록 정보 공시를 강화하는 등 국내 기업들의 ESG 성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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