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조선구마사’ 입장문 유출? 조작? 촌극이 따로 없네 (종합)

입력 2021-03-25 10: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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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방 하자마자 역사왜곡 논란…나흘째 ‘시끌’
광고주 줄줄이 손절에 서경덕 교수도 비판
제작사-방송사 사과…결방-재정비 후 방송 재개
공식 입장문 사전 유출 의혹에 ‘묵묵부답’
‘조선구마사’가 역사왜곡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 가운데 공식입장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설상가상으로 공식 입장문이 배포되는 과정에서 유출 혹은 조작이 된 것으로 의심돼 논란만 가중되고 있다.

지난 22일 첫 방송 된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첫 회 만에 실존인물들의 묘사와 중국풍 설정 등으로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게시판에 항의글을 남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청와대 국민 청원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집단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조선구마사’ 제작진이 23일 한 차례 해명에 나섰으나 역효과만 불러일으켰다. 광고사들은 줄줄이 ‘손절’을 선언했으며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중국의 동북공정에 빌미를 준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조선구마사’ 제작사 3사(스튜디오플렉스·크레이브웍스·롯데컬처웍스)와 방송사 SBS는 24일 각각 새로운 입장문을 발표했다.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며 지난 방송을 재편집해 VOD 서비스를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더불어 SBS는 한 주간 결방하고 재정비를 하겠다고도 전했다.

뜻밖의 문제는 양측의 공식 입장문이 발표되기 약 1시간 전에 발생했다. ‘조선구마사’의 입장문이 공식 배포되기 전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조선구마사 관련 제작사 및 SBS 공식입장문’이라는 제목으로 유사한 내용의 입장문이 퍼지고 있었던 것. 해당 입장문을 그대로 긁어와 기사화한 매체도 있었다. 공식 입장문과 거의 흡사하지만 조금은 다른 포인트가 있었다.

공식 입장문과 비교해 보니 “엄중한 시국”을 “예민한 시기”로 표현한 것과 “가상의 인물로 전면 수정하고 문제의 소지가 있는 부분들은 최대한 편집하고 재촬영하겠다”는 내용을 제외하면 토시 하나 다른 것 없이 동일했다. 조작보다는 유출이 강력하게 의심되는 상황. 하지만 ‘조선구마사’ 제작 3사와 SBS 관계자는 동아닷컴의 문의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 드라마 ‘조선구마사’ 관련 제작사 입장

드라마 ‘조선구마사’ 에 대한 제작사 입장 말씀드립니다.

먼저, 중국풍 미술과 소품(월병 등) 관련하여 예민한 시기에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시청에 불편함을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 드립니다.
구마 사제 일행을 맞이하는 장면 중 문제가 되는 씬은 모두 삭제하여 VOD 및 재방송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부 의복 및 소품이 중국식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명백한 제작진의 실수입니다. 향후 방송에서 해당 부분들을 최대한 수정하여 시청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제작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만, 중국 자본이 투입된 드라마라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순수 국내 자본으로 제작된 드라마임을 말씀드립니다. 최근 이슈가 되었던 중국 협찬 및 제작 지원 사례와 달리 <조선구마사>는 100% 국내 자본으로 제작된 드라마입니다.

본 드라마는 역사 속 인물과 배경을 차용했지만, 판타지 퓨전 사극으로서 ‘조선 초기의 혼란 속 인간의 욕망에 깃드는 악령이 깨어난다면?’이라는 상상력에서 출발했습니다. 태종과 충녕대군, 양녕대군이 각자의 입장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대의를 향해 달려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자 했습니다.

실존 인물을 차용해 ‘공포의 현실성’을 전하며 ‘판타지적 상상력’에 포커스를 맞추고자 하였으나, 예민한 시기에 큰 혼란을 드릴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였습니다. 실존 인물을 다루는 작품인 만큼 더 무거운 책임 의식을 가지고 준비했어야 마땅한데, 제작진의 부족함으로 시청자분들께 실망을 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 드립니다

앞으로 보다 더 엄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드라마 제작에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드라마에 참여 중인 배우 및 스태프들에게도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 드라마 <조선구마사> 관련 SBS 공식입장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 관련 SBS 입장을 말씀 드립니다.

SBS는 시청자들께 웰메이드 판타지 퓨전 사극을 소개하고자 하는 의도로 ‘조선구마사’ 작품을 편성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존 인물과 역사를 다루는 만큼 더욱 세세하게 챙기고 검수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낍니다.

이 점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현재까지 방송된 1, 2회차 VOD 및 재방송은 수정될 때까지 중단하겠습니다. 또한, 다음주 한 주간 결방을 통해 전체적인 내용을 재정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방영될 ‘조선구마사’ 제작 과정에서 철저한 내용 검수를 통해, 시청자께서 어떠한 불편함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깊이 사과 드립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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