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3위로 시즌 마감한 IBK기업은행에게 필요한 선택은

입력 2021-03-28 1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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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은 지난 24일 흥국생명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을 끝으로 2020~2021시즌 V리그 대장정을 마쳤다. 김우재 감독은 2년 계약 마지막 시즌에 팀을 ‘봄 배구’에 올려놓는 성과를 달성했다. 그 결과를 놓고 보는 사람에 따라 판단은 다르겠지만 3시즌 만에 추락하던 팀을 다시 우승에 도전할 전력으로 만들어놓은 것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사람처럼 팀도 흥망성쇠가 있다. 모든 팀들은 항상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한다. 물론 한정된 자원의 선수수급 시장에서 성공은 쉽지 않다. 지금 V리그는 몇몇 극소수 선수들의 몸값만 올라갈 뿐 전체 구성원들이 만족하지 않는 불공평한 제로섬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모두가 기대하는 신생구단이 생기면 더욱 이 현상이 문제가 될 것이다. 새로운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프로입단 즉시 팀의 전력을 확 끌어올려줄 유망주들이 쉽게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팀의 미래는 육성에 달려 있다. 비싼 자유계약(FA) 시장에서 검증된 선수를 쇼핑하는 것도 선택의 방법이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유망주를 키워내는 것이 훨씬 가성비가 높은 합리적인 방안이다. 그런 면에서 김우재 감독은 팀에 많은 유산을 남겼다.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감독의 의지 덕분에 웜 업존에는 다른 팀들이 탐낼만한 많은 기대주들이 보인다. 이들이 선배들과 건전한 경쟁을 통해 경험을 쌓아 간다면 분명 우승과 더 가까울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IBK기업은행은 다음 시즌 팀을 이끌어갈 사람을 선정하는 중요한 결정을 조만간 내릴 것이다. 선수단은 25일부터 휴가다. 이 기간동안에 팀의 골격을 짜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팀 전력의 중요한 부분이었던 외국인선수 라자레바는 25일 선수들끼리의 작별파티를 마치고 27일 떠났다.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러브 콜이 왔다. 구단은 라자레바를 잡아보려고 했지만 모든 계약에는 타이밍이 있다. IBK기업은행은 그 타이밍을 놓쳤다. 구단의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위치의 사람들이 아직 배구를 잘 모른다. 시즌 도중 단장이 공석인 상태로 귀한 시간을 낭비했다. IBK기업은행은 2년 전에도 이정철 감독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다른 팀보다 출발이 늦어 고생했다.

스포츠구단은 보수적인 스타일의 은행업무와는 다르다. 팀 예산의 대부분이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에게 쓰인다. 그만큼 중요한 업무는 현장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팀의 운영방향을 가름할 중요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면 감독의 의견을 먼저 들어보는 것이 좋다. 팀의 귀중한 자원인 선수들과 가까이 있는 감독은 팀 내부의 문제점과 해결방법을 누구보다 잘 아는 현장의 전문가다. 그런데 V리그의 많은 팀들은 변화를 선택하면서 현장 전문가들의 귀중한 노하우를 활용하지 않았다.

구단이 몇 년간 많은 돈을 주고 고용한 감독으로부터 귀중한 데이터를 얻을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은 낭비다. 시간은 모든 팀에 공평하다. 얼마나 현명하면 쓰면서 다음 시즌을 대비하느냐는 구단의 능력이다. 시행착오를 줄여줄 방법은 현장이 가장 잘 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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