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의 위엄 과시한 박인비·“올림픽은 내게 좋은 동기부여”

입력 2021-03-29 14: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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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3라운드까지 5타 차 선두였던 ‘골프 여제’는 결코 빈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잠시 흔들리긴 했지만 결과는 완벽했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 처음 나선 박인비(33)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하며 통산 21승을 수확했다.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KIA 클래식(총상금 180만 달러·20억3000만 원)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적어낸 박인비는 나란히 9언더파를 기록한 공동 2위 에이미 올슨과 렉시 톰슨(이상 미국)을 5타 차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1라운드부터 단 한번도 리더보드 최상단에서 내려오지 않았던 박인비는 지난해 2월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이후 1년 1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상금 27만 달러(3억 원)를 손에 넣었다.

2010년 처음 열린 KIA 클래식에 매번 참가해 그동안 세 차례(2010·2016·2019년) 준우승에 그쳤던 아쉬움도 털어내며 박세리(44·은퇴)가 보유한 한국인 LPGA 투어 통산 최다승(25승)에 4승 차로 다가섰다. 아울러 시즌 초반 3개 대회를 모두 석권했던 미국 선수들에 이어 태극낭자 중 올해 첫 승전보를 울린 주인공이 됐다.

10번(파5) 홀까지 버디 3개만 잡으며 순항하던 박인비는 12번, 13번(이상 파4) 홀에서 잇달아 보기를 범하며 주춤했다. 그러나 짧은 파4 홀인 16번 홀에서 이글로 단번에 2타를 줄이며 사실상 우승을 조기 확정했다. 285야드 거리의 16번 홀에서 3번 우드로 원온에 성공한 뒤 약 7m 거리의 이글 퍼트를 홀컵에 떨어뜨렸다. 18번(파4) 홀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공동 2위와는 여전히 5타 차였다.

“3개월여 만에 실전 대회에 처음 나섰는데 정말 좋은 플레이를 했다”고 만족감을 내비친 박인비는 “타수 차이가 꽤 많이 나서 오히려 압박감을 느꼈다”면서 “16번 홀 이글로 정말 큰 안도감을 얻었다”고 돌아봤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그는 “스스로 ‘올림픽이 없다면 내가 여기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고 있다”며 2연패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차 내비친 뒤 “올림픽은 나에게 확실히 좋은 동기”라고 덧붙였다. 현재 세계랭킹 4위로 오는 6월 정해지는 올림픽 출전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박인비는 “(출전 티켓 확보가)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6)은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이며 합계 8언더파 4위로 직전 대회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 컷 부진을 만회했다. 1년 4개월 만에 LPGA 투어 복귀전을 치른 김효주(26)는 교포 이민지(호주)와 함께 7언더파 공동 5위에 랭크됐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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