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호, 마침내 전북으로…‘영입 어렵다’던 수원과 공방 불가피

입력 2021-03-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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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무대를 노크한 백승호의 행선지가 전북 현대로 결정됐다. 다만 복귀에 대한 우선권을 가진 수원 삼성과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과거 FC바르셀로나로 향할 때 받은 3억 원 반납에는 서로가 동의했지만, 손해배상에 대한 부분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국가대표팀으로 2019년 6월 A매치에 나선 백승호. 스포츠동아DB

K리그 무대를 노크해온 백승호(24·다름슈타트)의 행선지가 결정됐다. 처음부터 관심을 보였고 영입 추진 사실을 숨기지 않았던 K리그1(1부) 전북 현대로 향한다.

K리그 복수 관계자들은 29일 “전북이 백승호를 영입한다. 주말을 기점으로 다름슈타트와 (중단된) 대화를 재개해 합의를 끝냈다. 메디컬테스트 등 세부 절차와 발표만 남았다”고 밝혔다.
K리그 겨울이적시장 마감은 31일로, 백승호가 이 때까지 등록을 마치면 K리그에서 뛸 수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백승호의 선수 등록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이미 전북에 전달했다.

박지성 어드바이저의 추천과 김상식 감독의 요청으로 백승호 영입을 추진한 전북은 과거 백승호가 ‘K리그 복귀 시 형태와 방법, 시기에 상관없이 수원 삼성에 입단한다’는 내용의 합의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협상 중지’를 결정했다. 그 후 한 달 이상 상황을 지켜본 전북은 양 측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자 중단된 영입 작업을 다시 진행했다.

다만 백승호와 수원의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2009년 수원 산하 유스팀인 매탄중 입학이 결정된 백승호는 이듬해 3월 FC바르셀로나(스페인) 유학 기회가 생겼다. 당시 양 측은 3년간 매년 1억 원씩 지원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썼고 실제 집행됐다. 교육비와 생활비 등으로 사용된 돈을 영수증 처리로 정산 받는 시스템이었다.

이후 선수와 바르셀로나의 계약이 연장되고 매탄고 진학이 어려워지자 2013년 초 양 측은 2차 합의서를 썼다. 여기에 ‘수원 입단 위반 시 지원비 반환 및 손해배상을 청구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북이 협상을 중지한 배경이다.

지난달 25일 백승호측과 수원은 처음 만났으나 소득이 없었고, 11일 선수 면담마저 실패한 뒤 17일 다시 마주했다. 여기서 수원 오동석 단장이 백승호 부모에게 ‘2가지 안’을 먼저 언급했다. 다름슈타트로 돌아가라는 제안을 거절하자 ‘3억 원 회수’를 꺼냈다. 손해배상의 명목인 ‘플러스알파’도 함께 이야기했다. 이에 백승호 부모는 “3억 원은 갚지만 추가 배상은 곤란하다”는 뜻을 전했고, 지금에 이르렀다.

별개로 수원은 이미 직·간접적 루트로 백승호 영입이 어렵다는 의중을 내비쳐왔다. 오 단장이 전북 고위층에 연락해 “영입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고, 또 다른 수원 관계자도 백승호측에 같은 내용을 이야기한 사실이 확인됐다.

수원은 다름슈타트에 ‘영입의향서’를 보낸 사실도 없다. ▲왜 한국에 돌아갔는지 ▲전북과 계약이 됐는지 등 선수 상태에 대한 문의를 했을 뿐이다. 이에 다름슈타트는 “전북과 계약되지 않았다. 수원도 영입할 수 있다”면서 이적료와 기간, 연봉 등이 포함된 공문을 요청했으나, 수원은 회신하지 않았다. 수원은 “영입을 위해 선수 정보를 요청했다”고 하나 선수 상태 문의가 ‘영입의향서’로 볼 근거는 없다.

한편, 수원은 26일 백승호측에 공문을 보내 ‘영입하기 어렵다’는 뜻과 함께 K리그 근간을 흔든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을 언급하며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29일 양측이 다시 만났지만 소득은 없었다. 수원이 지원금 3억 원의 법정이자율(5%)에 해당하는 금액(1억 원 이상)에 더해 거액의 추가 보상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돼 원만한 합의는 어려울 전망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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