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녕의 명문 골프장 탐방] 남촌에 가면…골프와 예술을 함께 즐긴다

입력 2021-04-0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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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시 남촌골프클럽

강남서 곤지암까지 40분이면 도착
변화무쌍한 18홀 코스 모험심 자극
천연계곡과 넓은 페어웨이에 감탄
클럽하우스 뒷마당에는 맛집 천국
고미술관엔 고려청자·이조백자가
경기 광주시 곤지암의 남촌골프클럽은 강남에서 4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아담한 클럽하우스의 코스 벽면에는 유명화가의 미술 작품이 곳곳에 붙어있고 클럽하우스 외부에는 ‘하모니카 부는 소년’과 골프 성인 보비 존스가 클럽을 들고 서있는 조각 작품이 설치돼 있어 근사한 전시장에 온 느낌을 준다. 클럽하우스 앞 언덕에 서서 골프 코스의 레이아웃을 보면 산과 숲, 녹색 그린, 백색 벙커가 호수와 어우러져 한 폭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아름다운 풍광의 고향 남촌의 맛
시인 김동환의 시에 박재란이 노래한 ‘산 너머 남촌에는’을 연상케 하는 남촌골프클럽. 국내 골프장의 절반 이상이 외국어 이름을 쓰는 것에 비해 토속적인 이름을 붙여 왠지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광주시 끝자락과 이천시 경계에 걸쳐 있는 남촌은 원적산과 정개산에 둘러싸인 분지형 골프장으로 아늑한 느낌을 준다. 바람이 적고 전 코스가 정남향으로 설계돼 하루 종일 햇빛을 받아 한겨울에도 라운딩 하기에 좋은 조건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정통 회원제 골프장으로 꼽히는 남촌은 2003년 개장했다. 2014년, 2015년에는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의 ‘KB금융스타챔피언십’ 대회를 2년 연속 개최할 정도로 명문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회원은 200여 명으로 쾌적함을 자랑한다.

완벽한 코스와 준비된 서비스, 그리고 클럽하우스 문화는 철저한 장인정신 개념 하에 이루어져 차별화된 품격을 향유할 수 있다. 코스에는 천둥오리, 물닭, 원앙새, 황새들이 넓은 연못에서 떼를 지어 헤엄치는 목가적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산속에는 종달새, 딱따구리, 꿩, 비둘기, 뻐꾹새 등 온갖 새들의 아름다운 합창을 감상할 수 있다.

“인생은 단 한 번이니 인생의 페어웨이를 걸으면서 장미꽃 냄새를 맡는 여유를 가져라(As you walk down the fairway of life, you must smell the roses, for you only get to play one round).”

미국의 골프 전설 벤 호건의 명언이다. 골프 스코어에만 집중하지 말고 때로는 골프장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면서 즐기라는 의미일 것이다.

남촌은 사계절 아름다운 꽃으로 둘러싸인 화원이기도 하다. 봄에는 산수유 진달래 철쭉 연산홍 벚꽃이, 여름에는 각종 야생화와 싸리꽃 불도화 이팝나무 수국, 가을에는 백일홍나무와 온 산을 붉게 만드는 아름다운 단풍, 과실수가 골퍼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드라마틱한 코스
변화무쌍한 18홀 코스(파72, 총거리 6306야드)는 동코스와 서코스로 나누어져 있다. 국제규격 골프장으로 난도가 있는 도전적인 코스와 짜임새 있는 레이아웃이 흥미진진하다. 벙커가 총 71개로 도처에서 골퍼들의 미스 샷을 기다리고 있다.

전 홀이 확 트여있어 시원하고 안정적이어서 호쾌한 드라이브 샷을 마음껏 날릴 수 있다. 천연계곡과 넓은 페어웨이와 곳곳의 연못과 개천이 골프장을 감싸고 있는 산세와 어우러져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홀마다 독특한 개성이 있어 골퍼들의 모험심과 도전의식을 자극한다. 동코스 9번 홀은 드라마틱한 더블페어웨이 홀로 국내에서 가장 전략적이면서도 아름다운 홀로 손꼽힌다.

동코스는 넓은 페어웨이와 평탄한 코스여서 초급자와 여성, 시니어 골퍼에게 인기가 좋다. 그러나 설계자가 만든 착시현상에 속기 십상이다. 홀이 실제 거리보다 멀리 보이고 어떤 홀은 짧게 보인다.

2번 홀(파4)은 361야드의 긴 핸디캡 1번 홀. 그린 앞에 실개천이 있어 무리한 공략보다는 3온 공략을 권하고 싶다. 좌측 벙커는 특히 조심해서 공략해야 한다.

5번 홀(파5, 476야드)은 좌측 도그레그 홀로 그린 주위의 호수와 벙커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장타자라면 2온 이글을 노려볼 만하다. 그러나 세컨드 샷이 오른쪽으로 슬라이스가 나면 OB가, 너무 좌측이면 벙커와 연못이 미스 샷을 기다린다.

드라마틱한 마지막 9번 홀은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 오르막으로 펼쳐진 더블 페어웨이는 골퍼의 전략과 담력을 테스트한다. 티샷이 좌측 페어웨이 안착에 성공하면 최상으로 직접 그린 공략에 유리하다. 우측 페어웨이를 선택하면 그린 앞 깊은 벙커를 피해 3온 공략으로 파 세이브를 노리는 게 좋다.

서코스는 동코스에 비해 난도가 높은 남성적 코스다. 기복이 심하고 블라인드 홀과 골퍼의 능력을 시험하는 홀이 몇 군데 도사리고 있어 전략적인 샷을 구사해야 한다. 미리 공략 루트를 사전에 짜지 않으면 좋은 스코어를 내기가 어렵다. 무조건 그린을 향해 샷을 날리지 말고 공격할 홀과 수성할 홀을 구분해 스마트 플레이를 해야 한다. 때로는 파4홀이 2온 시도가 어려우면 3온으로 돌아가는 여유도 가져야 한다.

5번 홀은 파3홀(160야드)이지만 티와 그린의 낙차가 심한 절벽형 홀로서 오른쪽은 대형 연못이, 왼쪽에는 벙커가 도사리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으면 쉽게 더블 파를 기록하는 악마의 홀이다.

8번 홀(파5, 469야드)은 아름다운 홀로 선정된 아일랜드 그린이다. 티에서 보면 페어웨이 왼편 벙커 안에 큰 검은 바위가 있고, 오른편은 슬라이스가 나면 깊은 러프나 페널티 구역이다. 퍼팅 그린 왼편에는 넓은 연못과 주위의 감탄스러운 풍경은 감탄을 금치 못하지만 2온 시도는 헤저드의 리스크를 감내해야 한다.

추억의 음식과 고미술관
남촌은 뉴트로 시대에 걸맞게 1960년대 추억 속의 음식을 재창조해 서비스하고 있다. 9홀을 끝나고 들리는 허기에 찬 골퍼들에게 클럽하우스 뒷마당에 가마솥이나 화덕을 걸어놓고 장터국밥과 옛날치킨, 해물파전, 수수부꾸미, 전통순대, 두부김치, 잔치국수 등을 자체 개발한 막걸리, 맥주와 함께 계절별로 제공하고 있다.

골프장에 미니 박물관을 운영 중인 골프장은 남촌이 유일하다. 클럽하우스 1층에 문화공간인 미술관을 꾸며 문화재 감상의 기회를 제공한다. 남승현 회장이 평생 수집한 300여 점의 도자기와 40여 점의 산수화, 민화를 소장하고 있다. 고려청자, 이조백자,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오원 장승업,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등 대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매년 기획 전시회를 열기도 한다. 골프와 문화예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진정한 명품 골프장이다.

골프칼럼니스트·대한골프전문인협회 회장 265670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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