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리포트] 옥에 티 없애라! 팔 걷은 NC, 최고 구장 단점 지운 90분의 사연

입력 2021-04-05 08: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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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구단 전 직원이 팔을 걷어붙였다. 돌이켜보면 낯선 광경도 아니다. 워낙 좋은 시설을 갖췄기에 기본적인 부분의 미흡함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창원NC파크의 옥에 티를 지우기 위해 NC 다이노스 직원들은 비 오는 날마다 팔을 걷어붙인다.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시즌 1차전이 열린 4일 창원NC파크. 전날(3일) 내린 비로 개막전이 취소됐는데, 호우는 4일 새벽까지 그치지 않았고 경기 진행도 장담할 수 없었다. 다행히 오전부터 빗줄기가 잦아들었다. 경기장 보수만 원활히 진행한다면 개시에도 큰 문제는 없었을 상황. 전날부터 방수포를 깔아둔 내야 흙과 잔디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문제는 외야였다. 류지현 LG 감독은 이날 경기 전 그라운드를 점검하며 “중견수 쪽에 물이 잔뜩 고여 있었다. 직원분들이 열심히 물을 빼고 계신 덕에 개시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류 감독의 말처럼 구장관리 담당 직원들이 총동원됐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경기 준비를 위한 운영팀 등 최소 인력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프런트가 보수에 나섰다. 경기 개시 3시간 전인 11시부터 약 1시간30분 가까이 보수 작업이 펼쳐졌다. 수십 명의 직원이 배수, 보토 및 정비에 나선 결과 경기 개시 30분 전부터 시작된 개막 행사는 물론 첫 경기도 원활히 열렸다. 비록 경기는 NC가 1-2로 분패했지만 개시를 위해 쓴 구단의 노력은 충분히 빛났다. NC 프런트가 총출동한 그라운드 보수 작업은 지난해에도 몇 차례 화제가 된 바 있다.

2019년부터 NC의 홈으로 쓰이고 있는 창원NC파크는 KBO리그는 물론 미국 메이저리그(ML)에서도 손꼽히는 시설을 자랑한다. 야구장을 찾은 팬들은 개방형 콘코스 덕에 어디서도 경기 흐름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으니 최고의 팬 친화 구장으로 불린다. 덕아웃이나 라커룸, 잔디 등 선수에게 필요한 환경도 잘 구축됐다는 평가다.



문제는 배수다. 갈수록 나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건립 초기 문제였던 내야 배수는 보수공사를 통해 어느 정도 보완했다. 다만 외야 쪽의 문제는 여전하다. 4일 경기에서도 직원들은 중견수 쪽 외야에 옹기종기 모여 작업을 했다.

구단 차원의 개선 의지는 강하다. 하지만 창원NC파크 관리 주체는 NC가 아닌 창원시다. NC는 물론 KBO리그 모든 구단들은 사소한 보수 하나에도 지자체의 허가가 필요하다. NC와 창원시설관리공단이 옥에 티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머리를 맞대야 하는 이유다.

NC는 시즌 144경기 중 72경기를 창원NC파크에서 치른다. 언제 어떻게 빗줄기가 몰아칠지 모른다. 그럴 때마다 구장관리 비전문가인 모든 직원들이 나설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시즌 1차전을 앞두고 보여준 땀방울은 보이는 것 이상의 많은 메시지를 남겼다.

창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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