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률 마무리 안착에 두산의 2021년이 달렸다

입력 2021-04-05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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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강률.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는 지난해 마무리투수의 부재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팀 세이브 순위는 8위(23세이브)로, 6년 연속(2015-2020년) 한국시리즈(KS) 진출 팀다운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시즌 개막 이전 마무리로 낙점됐던 이형범의 부상과 부진으로 계획이 틀어졌고, 이후 집단 마무리 체제로 연명하다 선발요원 이영하를 뒷문에 배치하는 고육지책까지 써야 했다.

올해도 정규시즌 개막 직전까지 마무리투수를 확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김강률과 이승진, 박치국, 홍건희 등 시속 140㎞대 후반의 빠른 공을 지닌 투수들이 늘어난 덕에 지난해와 비교해 고민의 무게는 조금 덜었지만, 최적의 조합을 찾기 위한 고심이 이어졌다. 그렇게 낙점한 뒷문지기가 바로 김강률(33)이다.

2007년 입단한 베테랑이다. 지난해까지 보여준 것은 충분하다.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리며 마무리투수로서 성공 가능성도 보여줬다. 그러나 2018년 KS를 앞두고 일본 미야자키 훈련 기간 아킬레스건을 다치면서 2019년을 통째로 쉰 게 문제였다. 지난해 30경기에 등판해 2승2패, 평균자책점(ERA) 3.54를 기록했어도 시속 150㎞의 강속구를 손쉽게 던지던 과거의 구위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올해 김강률이 마무리투수로 최종 낙점됐을 때 우려의 시선이 존재했던 이유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2월 이천 1차 스프링캠프 때부터 “김강률의 페이스가 많이 올라왔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실제로 부상 없이 기량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김강률은 마무리투수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시속 150㎞대의 강속구는 물론 포크볼, 커브 등 빠른 공을 뒷받침할 변화구의 완성도 또한 높다.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했던 터라 경기를 풀어가는 방법도 잘 알고 있다. 김 감독이 고심 끝에 김강률을 택한 이유 역시 풍부한 경험이다.

첫 단추는 훌륭하게 끼웠다. 새 시즌 첫 경기인 4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1이닝 1안타 1볼넷 1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냈다. 내용만 보면 불안한 측면이 있지만, 직구 최고 구속이 150㎞까지 나온 데다 68.42%의 스트라이크 비율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에 앞서 등판한 좌완투수 남호, 우완 사이드암 박치국과 유형이 다르다는 점(우완 정통파)도 KIA 타자들 입장에선 까다로운 조건이었다. 불펜 운용의 해답이 어느 정도 나온 점 또한 플러스 요인이다. 김강률이 중심을 잡아야 또 다른 파이어볼러들을 활용해 최적의 조합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김 감독은 늘 누군가의 공백을 메워야 할 때마다 “팀 차원의 노력”을 언급했다. 지난해 아쉬움을 남겼던 마운드를 재정비하는 것은 오재일(삼성 라이온즈)과 최주환(SSG 랜더스)의 이탈 공백을 메우는 한 방법이기에 올 시즌 김강률의 활약상은 더욱 주목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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