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출신 듀오 ‘라스+무릴로’ 활약에 수원FC 공격력 급상승

입력 2021-04-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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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라스(왼쪽)-무릴로.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1부) 수원FC가 4일 홈에서 7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거두자 김도균 감독은 “승격만큼 기분 좋다”며 활짝 웃었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수원FC는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작업을 벌였다. 10여명의 즉시전력감을 영입하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하지만 6경기 동안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팀 득점도 4골로 팀 순위와 함께 최하위였다.

그런 상황에서 마주친 7라운드 상대는 같은 승격팀인 제주 유나이티드였다. 지난 시즌 K리그2(2부)에서 우승을 다투던 경쟁자였지만, 단 한번도 이기지 못한(1무2패) 까다로운 상대였다. 예상대로 마지막 순간까지 공방이 이어졌고, 종료 직전 조유민의 극장골로 2-1로 이겼다. 수원FC의 7라운드 승리는 여러모로 값졌다.

결승골의 주인공은 조유민이었지만, 이날 승리의 발판을 놓은 것은 외국인 듀오 라스(네덜란드)와 무릴로(브라질)였다. 최전방인 라스와 윙어인 무릴로 콤비가 시즌 처음으로 빛을 발하며 공격력을 끌어올렸다.

이들은 전반 종료 직전 선제골을 합작했다. 무릴로의 기막힌 스루패스를 라스가 칩슛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처음에는 오프사이드로 판정됐지만, 비디오판독(VAR) 결과 득점으로 인정됐다. 라스의 시즌 첫 골이다.

비록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후반 5분에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상대 수비수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는 파괴력을 보여줬다. 김 감독은 “외국인선수들이 그런 장면을 만들어주면 팀으로선 큰 힘이 된다”며 흐뭇해했다.

둘은 지난 시즌 전북 현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영입 당시 집중조명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라스는 지난해 여름 수원FC로 이적했고, 무릴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합류했다.

사실 김 감독은 7라운드 이전까지 라스에 대해선 믿음보다는 실망이 컸다. 최전방에서 제대로 버텨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6라운드 전북전 엔트리에선 아예 빼버렸다. 당시 라스는 상당히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A매치 휴식기에 강원도 고성에서 5일간 훈련하는 동안 라스의 훈련태도가 달라졌다. 의지가 강해졌다. 그 덕인지 제주전에선 상대 수비수와 과감함 몸싸움을 벌였고, 공중볼 경합도 적극적이었다. 김 감독은 “전북전에 제외한 게 자극제가 된 것 같다. 스스로 동기부여를 잘했다”며 “상대 수비수가 부담감을 가질 만큼 적극적으로 변했다”며 칭찬했다.

무릴로는 그동안에도 제몫을 해줬다. 드리블, 슈팅 등 개인기에선 팀 내에서 가장 돋보인다. 하지만 제 아무리 뛰어나도 혼자서는 어렵다. 손발을 맞출 동료가 필요했다. 라스가 제자리를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무릴로의 플레이도 돋보였다. 김 감독은 “무릴로는 특급 선수는 아니지만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해준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시즌 첫 승을 거둔 수원FC의 8라운드 상대는 광주FC다. 라스와 무릴로가 다시 한번 황금 콤비로 연승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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