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나선’ 수원, ‘FIFA 질의 나설’ 백승호…절충점 찾을 수 있나?

입력 2021-04-06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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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북 현대에 입단한 백승호에 대해 줄곧 소송 의지를 보이던 수원 삼성이 갑자기 합의를 제안한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이와 별개로 백승호측은 이번 이적을 둘러싼 논란이 유소년의 근간을 흔든 행위인지 등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에 질의할 계획이다. 사진제공|전북 현대

K리그1(1부) 수원 삼성은 다름슈타트(독일 2부)를 떠나 전북 현대에 입단한 백승호(24)와 합의를 시도 중이다. 줄기차게 ‘소송전’을 예고했던 강경한 자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양측 사정을 아는 축구인들은 5일 “수원 구단이 백승호측에 합의를 제안했다. 선수가 FC바르셀로나(스페인) 유학 시절 지원한 금액(3억 원)을 포함한 4억 원과 사과 영상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백승호는 수원 유스인 매탄중 입학 직후인 2010년 3월 바르셀로나 유스로 떠나는 과정에서 첫 합의서를 쓰고, 3년간 매년 1억 원씩을 교육비·생활비 형태로 지원받았다. 그 후 바르셀로나와 계약이 연장되고 매탄고 진학이 어려워지자 2013년 초 2차 합의서를 썼다. 여기에는 “방법·시기와 관계없이 수원에 입단하며, 위반 시 지원비 반환과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달 17일 백승호 부모와 만난 수원 오동석 단장이 먼저 “다름슈타트로 돌아가거나 3억 원을 반납하라”며 손해배상(플러스알파)을 요구했다. 그리고 지난달 26일 ‘영입이 어렵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는 공문을 선수측에 보내고 3일 뒤에는 구체적 액수를 꺼냈다. 지원금 3억 원과 법정이자(5%) 1억2000만 원, 선수 권리 포기로 인한 예상 손실분(백승호 이적료)에 해당하는 금액(10억 원) 등을 합해 약 14억 원을 제시했다. 백승호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지난달 30일 전북 입단을 확정했다.

백승호의 전북행에는 문제가 없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선수 등록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려줬다. 반면 수원은 선수의 계약불이행에 대한 소송(민사)을 계속 언급했는데, 최근 기류가 바뀌었다. 무슨 영문인지 갑작스레 합의를 시도했다. 실제 수원 최고위층이 전북, 선수측과 연락해 ‘조용한 마무리’와 같은 합의성 제안을 했다. 여기서 4억 원과 사과 영상 등이 조건으로 나온 가운데 원만한 협의가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다만 일각에선 ‘합의’를 얘기한 수원 구단 윗선과 ‘소송’을 언급했던 실무직원 사이의 엇박자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내부입장조차 정리하지 않은 채 각기 다른 말을 했다고 볼 수 있어서다. 이 담당자는 ‘서로의 말이 왜 다르냐’는 물음에 “소송은 시간이 길고, 합의는 갈등을 마무리할 방안이라 의견을 나누고 있다. 결정된 건 없다”는 엉뚱한 답을 했다.

이와 별개로 백승호측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질의를 준비하고 있다. 선수측은 2일 FIFA 질의를 담은 입장문을 공개했다. 핵심은 크게 2가지다. ▲프로가 아닌 유스 시절의 합의가 어느 정도 구속력이 있는지 ▲유스팀(매탄중)에 1개월 남짓 머문 뒤 수원에 입단하지 않은 것이 유소년체계의 근간을 파괴한 행위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다.

또 수원이 최초 합의조건으로 전한 10억 원 규모의 ‘플러스알파’ 금액에 대한 부분도 FIFA에 확인받을 필요가 있다. 수원이 백승호측과 만난 자리에서 구단이 입은 손해의 기준을 당초 전북과 다름슈타트가 합의한 이적료 수준으로 봤다면, 선수의 지분을 요구한 것으로 비쳐질 소지가 있어 확실한 체크가 이뤄져야 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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