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수베로 감독. 스포츠동아DB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깜짝 선발투수로 내세운 김민우가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고, 그 뒤를 이은 김진영과 강재민도 나란히 1.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화에는 뼈아픈 비수가 하나 꽂혔다.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까지 내내 화제가 됐던 수비 시프트가 정규시즌 첫 경기에서 보기 좋게 공략당한 것이다.
KBO리그에 첫 발을 내디딘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적극적 수비 시프트로 눈길을 끌었다. 우익수 앞에 위치한 내야수, 좌타자 상대 유격수의 우측 이동 등 다양한 수비작전이 상대 타자들에 따라 다르게 펼쳐졌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수비 시프트에 상대팀은 적지 않게 당황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KT는 첫 경기부터 ‘파훼법’을 들고 나왔다. 바로 적극적인 ‘발야구’다. 수비 시프트가 이뤄진 한화 수비진을 상대로 과감하게 도루를 시도하며 공격 찬스를 만들었다. 컨디션을 점검하는 시범경기에선 볼 수 없는 장면이었지만, 1승이 소중한 정규시즌에선 충분히 나올 법한 공략법이었다.
수베로 감독의 지략 중 하나인 수비 시프트가 정규시즌 첫 경기부터 공략당했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한화는 6일부터 SSG 랜더스와 주중 원정 3연전을 벌이는데, 창단 첫 승을 신고한 SSG의 기세는 결코 만만치 않다. SSG 역시 KT의 한화 시프트 공략법을 봤기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올 수 있다.
이제 수베로 감독은 상대의 발야구에 대응하는 비책을 내놓아야 한다. 수비 시프트의 좋은 기억만을 안고 가기에는 KBO리그의 정규시즌이 만만치 않다. 그의 새로운 야구가 나올 수 있는 SSG와의 주중 3연전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