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파구리처럼’…미나리 요리, 미국에 떴다

입력 2021-04-0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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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감염병 확산에 따른 집밥 수요에다 영화 ‘미나리’와 연계한 판매 이벤트에 힘입어 미나리 매출이 늘어났다. 사진은 미나리 수확 작업이 한창인 전남 나주시 노안면. 동아일보DB

영화 ‘미나리’ 흥행이 가져온 ‘식재료 한류’

美 푸드네트워크, 나물 레시피 소개
매운탕·전 등 어울리는 음식 나열
“문화 콘텐츠와 연결…시너지 기대”
올해 3월 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의 지난해 라면 매출이 2019년보다 16.3%나 늘어났다. 사상 첫 2조원을 넘어선 2조868억원 규모로, 농심 전체 매출의 79%에 달했다. 여기에는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의 힘도 작용했다고 업계는 봤다. 실제로 농심 미국법인의 매출이 전년보다 26.5% 늘어난 2502억원으로, 아카데미상 4관왕을 차지하며 세계적인 화제를 모은 ‘기생충’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제2의 짜파구리’가 나올까. 영화 ‘미나리’에 대한 또 다른 관심이 관련 호기심을 키운다.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 이민 한인가족의 이야기. 농장을 꿈꾸는 가장을 중심으로 가족의 좌절과 희망을 그리며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등 26일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나는 미나리에 빗댄 영화의 제목과, 극중 미나리의 씨앗을 뿌려 결실을 맺는 할머니 역 윤여정의 모습이 어우러지며 해외 관객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미국 요리전문 채널이 실제 봄철 대표적인 채소인 미나리 나물을 소개하는 데에까지 이르렀다. 6일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에 따르면 미국의 ‘푸드네트워크’가 미나리를 이용한 나물 요리 레시피 등 관련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푸드네트워크’는 “미나리가 한국에서 널리 소비되며 다양한 한국음식에 쓰인다”면서 “향긋한 잎과 줄기 가운데 대부분의 부드러운 허브처럼 미나리의 맛이 줄기에 집중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나리의 독특한 맛과 향이 생선구이, 아귀찜, 매운탕, 삼겹살, 전, 김치 등 거의 모든 한국음식의 식재료와 잘 어울린다”고 덧붙였다.

이는 극중 윤여정이 손자에게 “미나리는 잡초처럼 아무 데서나 막 자라니까 누구든지 다 뽑아 먹을 수 있어. 부자든 가난하든. 김치에 넣어 먹고, 찌개에 넣어 먹고. 아플 때 약도 되고. 미나리는 원더풀, 원더풀이란다”고 설명하는 대목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와 배우들이 일군 세계적 성과가 아카데미상으로까지 이어진다면 관련 관심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박지윤 LA통신원은 “문화 콘텐츠가 풍요로워질수록 한류의 모든 것이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되고 연결돼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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