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른 같이 뛰자” 키움 장재영이 1군에서 간절히 기다리는 ‘벗’

입력 2021-04-08 13: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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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장재영. 스포츠동아DB

“연락을 못 받았어요(웃음).”

2021 KBO 신인 ‘최대어’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19)은 지난 6일 KIA 타이거즈와의 고척돔 홈경기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1이닝 무실점 투구로 제 몫을 다 했고, 이어 7일 KIA전에서도 0.2이닝 무실점 투구를 했다.

장재영의 6일 출격은 사실 깜짝 등판이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6일 경기를 앞두고 “장재영은 KIA와의 3연전 중에 등판 할 것”이라고 했지만 “될 수 있으면 편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리려 한다”고 기용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홍 감독의 계획과는 정 반대의 상황에서 장재영의 등판이 이뤄졌다. 장재영은 팀이 4-5로 뒤진 연장 11회초 1사 1·2루 위기에서 상대 중심타자 프레스턴 터커를 상대했다. 홍 감독은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타자들 보다 큰 스윙을 하는 중심타자들을 상대하는 게 더 좋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기용 배경을 설명했다.

장재영은 위기 상황을 실점 없이 막으며 완벽에 가까운 데뷔전을 치렀다. 경기를 끝낸 뒤 그는 “많은 분들로부터 축하 연락을 받았다. 첫 삼진과 이닝을 끝낸 공도 구단에서 챙겨주셔서 감사히 챙겼다”고 전했다.

장정석 전 감독의 아들이기도 한 그는 “아버지께서도 ‘고생했다’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밝혔다.

부모님, 친척, 선·후배 등을 비롯해 그에게 프로 데뷔 축하 인사를 전한 지인은 수없이 많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데뷔전 당일에 가장 연락을 기다린 사람으로부터 연락이 오지 않았다. 바로 덕수고 동기동창인 나승엽(19·롯데 자이언츠)이다.

장재영은 “그날 (나)승엽이한테서는 연락이 없었다(웃음). 문자 한통도 주지 않아 내가 먼저 문자를 보냈다”며 웃었다.

그는 “내가 공 던지는 걸 봤냐고 물어봤는데, ‘못 봤다’고 하더라. 아무래도 연장전 등판이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 나중에 수고했다는 말을 그래도 들었다”고 말했다.

덕수고에서 팀을 이끌었던 두 ‘최대어’는 서로 다른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장재영은 키움, 나승엽은 미국행 결심을 접고 롯데에 입단했다. 장재영은 개막 엔트리에 들어 1군 데뷔전을 치렀지만, 현재 나승엽은 아직 1군 엔트리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

장재영은 “빨리 1군에 오라는 얘기를 했다. 같이 잘 해서 1군 무대에서 만나고 싶다. 내가 ‘여기는 분위기가 다르다’며 여러 얘기를 주고받았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서로 다른 상황에 놓여 있는 신인들이지만, 이들의 대화에서는 그 어떤 벽도 느낄 수 없었다. 그 만큼 진한 우정을 자랑하는 ‘벗’이다. 장재영이 간절히 바라는 나승엽과의 1군 만남은 조만간 이뤄질 수 있을까.

고척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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